미안하지만... 이건 전설이 될 거야

미미시스터즈랑 미남미녀
미안하지만... 이건 전설이 될 거야
  1. (Tuning #1)
  2. 미미미미미미미미
  3. (Tuning #2)
  4. 다이너마이트 소녀 (feat. 김창완)
  5. 대답해주오 (feat. 로다운30)
  6. 미미 (feat, 크라잉넛)
  7. 우주여행 (feat. 서울전자음악단)
  8. (Bonus Track) 내껀데

옛 사운드의 흥취를 자아내는 두명의 뮤즈

미미시스터즈가 장기하와 얼굴들로부터 독립하여 독자적인 음악 활동을 선언했을 때 대다수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비록 장기하와 얼굴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데 그녀들의 존재가 기여한 바 적지 않지만, 사람들이 흥미를 가졌던 것은 몇몇 노래에서 들을 수 있던 그녀들의 목소리보다는 무대에서 보여지는 그녀들의 모습이었던 것이 사실. 그렇기에 그녀들의 음악적 역량에 기대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그녀들이 과연 노래는 할 수 있을 것인가? 그저 이전의 컨셉트를 장난스레 확장한 해프닝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여성 아이돌 열풍에 변태적으로 편승한 제작사의 상술이 아닌가? 등등. 가장 호의적인 이들조차도 그녀들의 음악이 대체 어떤 형태가 될 지 상상하지 못했기에 기대 반 우려 반으로 그녀들을 지켜봤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후로 그녀들의 행보는 모두들의 예상을 깨는 것이었다. 말을 절대적으로 아끼기로는 예전과 그다지 다를 바 없는 그녀들인지라 속내를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짐작하건대 장기하와 얼굴들과의 활동을 통해 만난 수많은 음악인들을 통해 제대로 된 음악의 매력을 깨달았기 때문이리라. 예전에 자신만만했던 그녀들의 모습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온갖 꾸중과 질타로 점철된 뼈를 깎는 노력의 길을 걸으며 마치 아이들이 말을 배우듯 음악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 나갔던 것이다. 오로지 제대로 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의지로.
 

한국 대중음악의 고금을 관통하는 대단한 음악인들이 함께한 건 이러한 그녀들의 의지가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일 것이다. 프로듀서인 하세가와 요헤이(김창완밴드)를 필두로 크라잉넛, 로다운30, 서울전자음악단 등 펑크, 블루스, 사이키델릭록 분야에서 가히 최고라 할 수 있는 중견 음악인들이 미미시스터즈와 협연했고 신중현과 김창완 두 거장은 당신들의 곡을 리메이크하는 것을 흔쾌히 승낙해주었다. 이와 더불어 하세가와 요헤이(기타)를 중심으로 유선화(드럼, 삼청교육대), 도은호(베이스, 메리고라운드)와 함께 미미시스터즈의 새 밴드 ‘미미랑 미남미녀’가 결성되기도 했다. 그리고 미미시스터즈는? 멜로디를 만들고 노랫말을 짓고 노래를 불렀다. 한 곡에서는 직접 기타를 치기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그렇다. 지금 여러분 앞에 놓여 있는 미미시스터즈의 첫 앨범이다. 그녀들다운 자신만만함에 약간의 귀여움과 수줍음이 곁들어진 제목을 갖고 있는 이 음반에는 프로듀서인 하세가와가 설명하듯 60년대 초 유행했던 서핑 사운드부터 69~70년의 사이키델릭 시절의 정서, 70년대 중반의 소울 사운드를 거쳐 90년대 중반의 그런지/펑크 사운드까지 두루 담겨 있다. 각 노래의 질은 참여한 음악인들의 이름으로 보증, 미미시스터즈도 애초의 우려를 씻고 발군의 솜씨를 보여준다.
 

덧붙여 본 음반에는 1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CD와 함께 제공된다. 3인칭 주인공 시점이라는 전례 없는 요상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아마도 미미시스터즈 본인들이 직접 저술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책에는 이번 프로젝트의 전모가 다른 차원의 유머 센스에 기반한 묘한 은유를 통해 표현되어 있다. 글 읽기에 흥미를 못 느끼는 이들에게는 음반만큼이나 공들였다는 미미 주연 참여음악인 조연의 화보들이 음반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특전.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지향하는 붕가붕가레코드가 투자하고 제작했다. 전체적인 제작 과정을 총괄 진행한 것은 이재원, 프로듀싱은 앞서 말했듯 하세가와 요헤이. 보컬 디렉터는 나정신이다. 녹음에는 석기시대 스튜디오의 서동광, 믹싱 및 마스터링에는 나카무라 소이치로가 참여했다. 전체적인 앨범 아트워크의 디렉팅 및 화보 사진 촬영은 붕가붕가레코드의 수석 디자이너 김 기조, 책의 편집은 곰사장, 편집 디자인은 박상민이 맡았다. 화보 사진을 위한 스타일링은 실비아, 홍보를 위한 영상은 잭의 작품이다. 음반 발매 이후 유통은 붕붕퍼시픽, 매니지먼트는 두루두루AMC가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