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peractivity

achime (아침)
Hyperactivity
  1. 02시 무지개 노래 듣기
  2. 첫사랑 자전거
  3. Hyperactivity
  4. Dissolve

어스름하고 선연하게, 당신의 마음과 공명

앨범을 여는 것은 8비트 게임의 사운드트랙을 연상시키는 전자음과 오토튠으로 왜곡된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스트레이트한 댄서블 사운드. 하지만 휘몰아친다 싶을 때  이내 감미로운 서정을 품은 잔잔한 어쿠스틱 사운드로 분위기는 급격하게 바뀐다. 갑작스런 전환으로 들떠 있는 마음을 가라 앉히는 것은 조근조근하게 사랑의 본질을 논하는 차분한 다운템포. 그리고 마무리는  즉흥적인 변박의 향연이다.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엇비슷한 노래들이 이어지는 지루한 록 앨범을 피하고 싶다."며 다양한 스타일을 섭렵하던 아침의 이전 모습을 고려하더라도 4개 트랙이 이어지는 14분 동안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과잉한 상태라는 의미를 덧붙여주는 접두사 'hyper-'가 이 앨범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공연 때마다 버릇처럼 스스로를 쭈구리라 칭하며 자기폄하에 가깝다 싶을 정도로 겸손을 떨던 기존의 아침 이미지를 감안했을 때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그 속내에는 고집스럽다 싶을 정도의 음악적 욕심을 품고 있어왔다. 그리하여 1집《Hunch》를 발매한 후 근 1년만에 새로운 작품에 임하며 그들은 데뷔 앨범 이후의 활동과 멤버의 교체를 통해 겪은 그동안의 변화와 성장을 한치도 덜어냄 없이 넘친다 싶을 정도까지 담아낸 것이다. 치밀한 계산이 요구될 두번째 정규 앨범으로 넘어가기 전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싶은 양으로. 그 때문인지 보다 과감해진 김수열의 드럼이나 자신의 위치를 찾은 김동현의 기타, 그리고 새로 들어온 김정민의 베이스 및 김경주의 건반까지 모두의 연주가 확실하게 자기 영역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침의 핵심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주변부에 머물고 있는 어중간한 이들에 대한 공감이 뭔가 도깨비 종류로 느껴지는 권선욱의 보컬과 어우러져 발생시키는 정서는 보편적이기 보다는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장소에 있는 특정한 누군가와 반응한다. 진동체가 자신만의 특정한 고유진동수와 같은 진동수를 가지고 있는 힘에 반응하여 스스로의 진동을 증폭시키는 공명현상처럼, 아침의 음악은 그들과 같은 진동수를 가지고 있는 이들의 정서적 반응을 극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전작의 타이틀곡 '맞은편 미래'의 뮤직비디오에는 새벽 편의점에서 홀로 알바를 하다 이 노래를 듣고 울고 말았다는 누군가의 댓글이 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02시 무지개'의 환상적인 풍경, 직접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첫사랑 자전거'의 당황스럽고도 애잔한 느낌, 그리고 사랑이란 결국 과잉행동의 산물에 불과하다는 'Hyperactivity'의 속깊은 성찰까지, 이번에도 그런 느낌은 결코 덜 하지 않다.  

물론 'hyper'한 아침의 욕심이 그들을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게 했는지 혹은 그저 과욕에 불과한 것인지 판가름하는 것은 역시 듣는 이의 몫. 그러니 일단 들어 보시는 게 좋겠다.  

작사/작곡은 권선욱, 편곡은 아침 전원이 함께 했다. 녹음은 조윤나, 믹싱은 김종삼(토마토 스투디오)이 맡았고 마스터링은 전 훈 (소닉코리아)이 진행했다. 앨범 디자인은 붕가붕가레코드의 수석 디자이너 김 기조의 작품. 유통은 붕붕퍼시픽, 홍보 및 매니지먼트는 두루두루AMC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