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칵

혹시몰라
왈칵
  1. 왈칵
  2. 고민만 되네
  3. It's Okay Part II (천하의 나쁜 놈)

음원 듣기
멜론 / 엠넷 / 소리바다 / 지니 / 네이버뮤직 / 벅스

평범하면서 좋은 노래. 이강국과 전영국의 어쿠스틱 듀오 ‘혹시몰라’의 노래는 그래서 비범하다.

첫 인상은 평범했다. 대전에서 처음 그들의 공연을 봤을 때, 그들은 아직 ‘혹시몰라 준비한팀’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고, 어딘가 서툴러 보이는 그 이름은 그들의 노래에 대한 호기심을 덜어놓았다. 더욱이 여기저기 너무도 흔한, 어쿠스틱 기타에 맞춰 노래를 하는 2인조 역시 특별하기 보다는 평범했다.

하지만 그 비범함을 느낄 수 있던 것은 공연이 끝난 후였다. 처음 들었을 뿐인 이전에는 그들 노래 몇몇 구절이 지닌 며칠 동안 머릿 속에 맴돌았다. 그들의 선율이 감각적이라는 점, 그리고 노랫말들에 꽤 인상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축축하면서도 건조한, 절절한 듯 하다가도 절제되어 있는 전영국의 음색이 이강국이 쌓아올리는 화음과 함께 만들어 냈던 그 소리가 잊혀지지 않았다.

별다른 기교 없이 그저 노랫말과 선율, 그리고 두 사람의 목소리, 이렇게 평범한 요소들만으로 이런 경험을 주는 것은 확실히 평범하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이들의 음악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소개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하여 지금 이 싱글 [왈칵]을 선보이게 되었다.
‘혹시몰라’에게는 2014년에 자체 제작하여 발매한 [It’s Okay]에 이어 두번째 싱글이다. 첫 싱글이  었던 만큼 여러 장점과 함께 서투르고 풋풋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면, 이번의 싱글은 그들 나름의 음악 인생을 판가름지을 정규 1집을 염두에 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전보다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함께 음악을 만들어 갈 레이블과 계약을 하고, 밴드 ‘눈뜨고코베인’의 기타리스트이기도 한 최영두를 프로듀서이자 녹음/믹싱 엔지니어로 초빙하여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이는데 많은 신경을 쓴 이유도 그러한 까닭이다.

모두 3곡이 수록되어 있다. 타이틀곡인 ‘왈칵’이 이별에 따른 노래의 제목에 걸맞는 감정의 격동을 전영국의 목소리가 지닌 특유의 음색으로 절절하게 풀어냈다면,  ‘고민만 되네’는 똑같은 이별이라는 소재를 이강국과 전영국 둘이 함께 만들어내는 화음으로 정반대로 담담하게 풀어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록된 ‘It’s Okay part II (천하의 나쁜 놈)’은 지난 싱글의 타이틀곡의 연작 격인 노래로 프로듀서 최영두의 베이스 라인과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드러마 양현모(a.k.a 유미)의 세션 참여로 만들어진 리듬이 과하지 않게 더하며 싱글의 다채로움을 더하고 있다.

이 3곡을 통해서 ‘혹시몰라’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한편으로는 이것이 그들이 지닌 전부가 아니라는 점도 미리 얘기해두고 싶다. 싱글에 수록된 곡들은 아무래도 매일 이별하며 살 것 같은 청승맞은 이미지. 하지만 정작 이들의 공연은, 본인들 스스로 노래보다 진행에 너무 치중하다아 어느 순간 공연인지 예능인지 분간하지 못하는 자신들이 염려될 때가 있다고 할 정도로 유머로 가득차 있고 유쾌하다. 그들의 본거지인 대전에서 흔한 초대 관객 없이도 매 공연마다 매진에 육박할 정도로 나름의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비결이다. 이처럼 즐거운 그들의 또다른 면모는 앞으로의 공연과 머지 않아 발매될 정규 1집에서 충분히 드러날 것이다.

이번 싱글의 발매와 함께 ‘혹시몰라 준비한팀’이라는 이름에서 ‘준비한팀’이라는 이름을 떼어버리고 ‘혹시몰라’로 팀 이름을 정리하는 의지를 보이는 그들은 이제 음악 활동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세상의 수많은 어쿠스틱 듀오 사이에서 그들이 주목 받는 건 쉬운 일은 아닐테다. 하지만 이미 이전에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은 여러 번 했다면서,  그럴 때마다 음악 없이는 살 수 없어서 결국 다시 음악을 하게 됐다는 토로를 들어보면 그들의 행보가 느리더라도 꾸준하게 지속될 것임을 기대하게 만든다.

붕가붕가레코드의 30번째 디지털 싱글이다. 작사/작곡 전영국, 편곡은 이강국, 전영국, 최영두. 세션으로 최영두(‘고민만 되네’의 기타, ‘It’s Okay Part II’의 베이스), 양현모(‘It’s Okay Part II’의 드럼)이 참여했다. 프로듀서는 최영두, 녹음 및 믹싱도 그가 담당했다. 마스터링은 나잠 수(쑥고개III스튜디오). 커버 디자인은 김기조가 맡았다.

글 /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