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Easy

김일두
Life is Easy
  1. 여든 여덞
  2. 왼 어깨
  3. Life is Easy
  4. Life is Easy
  5. 마모
  6. 마모
  7. 너의 스타일
  8. 23-41
  9. 누군가 널 위해 기도
  10. 마모 (Bonus Track)

자정부터 새벽 네시까지 부산의 어느 방에서 담아낸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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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음악인은 음반을 내고 나면 그 순간부터 손을 놓고 아무 것도 하기 싫은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음반을 내기까지 겪은 소위 창작의 고통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김일두는 꽤나 성실한 음악인이다. 1집이 나오자마자 2집에 실릴 노래들을 만들었고, 그 2집이 나온 지 아직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 다시 10트랙으로 빼곡한 음반을 내고 있는 걸 보면 충분히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역시 작년 5월, 2집 [달과 별의 영혼]을 내놓은 직후부터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저런 형태에서 벗어나 오로지 마음 가는 대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작업이었다. 3집이 아니라 ‘특별음반’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이유다. 자신이 경험했던 가장 원초적인 방식으로 작업을 해 보는 게 바로 원했던 바였고, 그래서 카세트테이프 녹음기를 꺼내 거기다 녹음을 시작했다.

그래도 이왕 할 거면 옆에서 응원해주고 도움을 주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주 공연을 하기로 했던 상수동 ‘제비다방’의 친구에게 연락했다. 마침 제비다방에서는 (구)’긴가민가레코드’(현 ‘CTR싸운드’)라는 레이블을 운영하기도 했던 차, 거기서 함께 하는 양군과 황현우가 도움을 주기로 나섰다. 도움은 받고 싶지만 그렇다고 무리해서 서울까지 가고 싶지는 않다던 김일두를 오히려 두 친구가 그렇다면 부산으로 가겠다면서 도리어 발벗고 나섰다.

그래서 김일두가 살던 동네, 그가 자주 놀던 친한 동생의 집이 녹음 장소로 정해졌다. 좋은 기억이 많았던 장소인데 그 동생이 다른 곳으로 이사가게 되면서 앞으로는 영영 가기 힘든 곳이 될 것 같았고, 그렇다면 이번 음반을 통해 그 기억을 남겨두고 싶었다. 바로 그 곳에서, 술 한 잔 나누면서 편하게 얘기 나누다가 얼렁뚱땅 녹음이 시작되었다. 그때가 밤 12시. 그리고 새벽 4시에 모든 녹음이 끝났다. 여기까지 아무런 억지도 계획도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유쾌하고 즐겁게 진행됐다. 김일두 노래에 담긴 깊은 슬픔을 생각해보면 역설적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가 원했던 바대로 오로지 즐겁게 진행이 됐다.

그렇게 카세트테이프에다 받아 온 음원을 황현우가 디지털로 옮겨 후반 작업을 진행했다. 트럭 지나가는 소리를 비롯한 현장음과 소음들, 그리고 음정이 엇나간 부분들과 김일두의 숨소리 등이 수정되지 않은 채로 담겨 있던 것은 바로 그 공간을 담아내고 싶었던 의도에 의한 것이다. 어쩌면 이 음반의 성격은 라이브 음반으로 보는 것이 좋을 듯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날 것의 김일두다. 하긴 김일두가 언제 익힌 물건이었던 것이 아니지만, 이번 것은 보다 생생하다. 그래서 자신의 밴드 ‘지니어스’에서는 강렬한 펑크의 밴드 사운드로 들려줬던 ‘여든 여덟’이 여기서는 발라드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바닷가 숙박업소에 혼자 앉아서 근사한 노래를 기대하고 있는 한 남자를 상상하며 만들었다는 ‘왼 어깨’, 음반의 제목을 주기도 한 노래이자 사는 게 쉽다는, 아마도 자기보다 쉽게 사는 사람은 드물 거라는 생각으로 만든 노래 ‘Life is Easy’ 역시 바로 김일두의 그 것이다. 그렇다면 타이틀곡인 ‘마모’의 사랑 고백은 어딘가 낯설게 느껴질 지도 모른다. 냉수 하나를 떠놓고 첫 밤을 보내던 역사의 장면을 기억에서 끌어내서 쓰여진 노래는 두 트랙에 걸쳐 더 할 나위 없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붕가붕가레코드 대중음악 시리즈 25번째 작품이다. 붕가붕가레코드와 씨티알사운드가 공동으로 제작했다. 작사/작곡/편곡 그리고 노래와 연주 모두 김일두가 직접 했다. 녹음은 윤선중의 부산 집 2층에서 씨티알 사운드의 양군과 황현우에 의해 이뤄졌다. 믹싱과 마스터링은 황현우. 표지의 사진은 임소영, 속지의 사진은 윤선중. 디자인은 차푸름이 맡았다. CD는 미러볼뮤직, 디지털음원은 포크라노스가 유통한다. 섭외 및 기타 문의는 붕가붕가레코드(chan@bgbg.co.kr / 070-7437-5882)

글 /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