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Mistake

지니어스
Lucky Mistake
  1. Unitl I'm 88 Years Old
  2. Left Shoulder
  3. Until I'm 88 Years Old (Slow)

We Are Not Punk. Just Dr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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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어스의 주요한 목표는 록스타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분명 이들은 비범한 크기의 그릇을 가지고 있다. 굉장히 낯익은 듯 하면서도 국적을 짐작하기 어려운 (아마도 김일두의 ‘저렴한’ 발음 때문일 것이다) 묘한 사운드하며, 깊숙하게 배어 있는 염세적인 기운을 유머러스함으로 감싸서 어딘가 초월적인 기분까지 드는 가사까지. 하지만 스티브가 언제나 툴툴거리듯 머리 큰 아저씨가 밴드의 보컬인 이상 솔직히 그 꿈을 이루는 것은, 하물며 한국에서, 부산에서 록스타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진짜 강력한 점은 이미 그들 스스로는 자신을 록스타라 생각하고 있고, 남들의 인정을 받는 것은 그저 옵션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비를 들여 미국 투어를 감행하고 일본과 (스티브의 고향이기도 한) 대만을 넘나들며 공연을 하고 있는 것도 상업적으로 뚜렷한 성과를 거두거나 해외 진출의 이력을 남기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다른 공기를 마시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투어 자체를 즐기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 어쨌든 그들은 이름부터 이미 ‘천재(지니어스)’인 것이다.
 

본 작 ‘Lucky Mistake’는 지니어스가 새로운 레이블인 붕가붕가레코드와 계약하면서 새로이 내놓은 미니 앨범이다. 원래는 한 곡의 싱글로 기획했던 타이틀이나, 어느새 세 곡이 되었다. 나는 88살이 될 때까지 살 터인데 88살이 될 때까지 무엇이 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질문을 숨가쁜 속도로 달리며 냉정하다 싶을 정도의 건조함으로 내던지는 타이틀 곡 ‘Until I’m 88 years old’에서 느껴지는 것은 그들 특유의 아이러니함. 이어지는 곡은 주어 동사에 명사의 나열에 지나지 않는 단순한 영어임에도 ‘김일두가 쓴 것’이라는 인장이 확실하게 박혀 있는 듯한 서정성인 느낌이 드는 ‘Left Shoulder’이다. 그리고 첫 곡을 느린 속도로 몽롱하게 풀어낸 9분짜리 연주곡 ‘Until I’m 88 Years Old (Slow)’는 미니 앨범의 짧은 러닝타임을 마무리하는 깊은 여운을 남기며 다음 앨범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들을 처음 만난 후 밴드가 기존에 사용했던 바이오그래피를 읽으면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말은, 스티브가 남겼다는 한 마디다. “We are not punk. Just Drunk.” 우리는 펑크가 아니다. 그저 취했을 뿐이라는 이 말은 영어로 썼을 때 울림이 좋은 운율을 가진다. 스스로의 음악들을 ‘취권’이라고 표현하는 이들인 만큼, 술을 마시는 듯한 느낌으로 들으면 좋을 그런 노래들이다. 비록 16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으로 취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번은 그냥 1차를 한다는 느낌으로. 밤을 새고 마실 기회는 앞으로 얼마든지 있을 테다.
 
붕가붕가레코드의 열일곱 번째 디지털 앨범이다. 작사와 작곡은 김일두, 편곡은 지니어스 멤버들이 함께 했다. 연주도 멤버들이 했다. 녹음, 믹싱, 마스터링은 모두 리청목. 커버는 리청목이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김기조가 작업했다. 유통은 미러볼 뮤직. 섭외 및 기타 문의는 붕가붕가레코드 yonghwa@bgbg.co.kr 070-7437-5882.  

글 /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

지니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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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s

Members

  • 김일두

    김일두

  • 리청목

    리청목

    드럼/보컬

  • 스티브 C

    스티브 C

    베이스/보컬

History

2009년 '양아치(Yangachi)' 발매
2010년 'Birth Choice Death' 발매
2010년 'Beaches' 발매

Profile

지니어스 (Genius)는 김일두 (기타/보컬), 리청목 (드럼/보컬), 스티브 C (베이스/보컬)로 구성된 3인조 밴드다. 2008년 부산에서 결성됐다. 간단히 펑크 밴드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으나, 실제로는 초기 로큰롤과 가라지 펑크, 그리고 로커빌리 등 다양한 음악이 섞여있는 나름의 사운드를 내고 있다. 그래서 본인들은 자신들이 단순하고 빠른 로큰롤을 연주하고 있으며, 그래서 그냥 로큰롤 밴드라 불러주기를 원한다.  

결성 당시의 이름은 ‘난봉꾼들’이었고, 그 다음은 ‘엄마아들 (Mamason)’이 되었다. 첫 베이스 연주자 앤디 구띠에레즈의 고향 복귀와 함께 그 기록을 남기고자 2009년 엄마아들의 이름으로 ‘양아치 (Yangachi)’라는 제목의 앨범을 만든다. 이후 2009년 새로운 베이스 연주자 서청완이 함께 하게 되면서 비로소 지니어스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으나 1년 후 그가 군에 입대하면서 두 번째 앨범 ‘Birth Choice Death’를 만든다. 이후 2010년 새로운 베이스 연주자 스티브 C가 들어왔고, ‘Beaches’라는 제목의 세 번째 앨범을 만들었다. 2014년, 이 앨범의 완성과 함께 그들은 이전에 만들었던 것들까지 합쳐 도합 세 장의 앨범을 2014년 동시에 발매했다. 디지털 싱글의 시대에 37곡을 세 장의 CD로 동시에 발매한 ‘시대착오적인 쾌거’와 함께 이전의 역사를 총망라한 그들은 이후 부산을 중심으로 경상남도 지역에서 활발한 라이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김일두다. 이미 두 장의 정규 앨범과 함께 솔로 활동으로 주목을 받아온 그이긴 하지만, ‘발라드 가수’로서 솔로 김일두는 사실 외도에 가까운 것이었던 셈. 본인 스스로 자신은 ‘로큰롤러’이고 진짜 물건은 따로 있다고 밝혀왔던 만큼 역시 그의 본진은 지니어스라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사실 지니어스에서의 그는 투박한 목소리로 나직하게 시적인 가사를 읊조리던 그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 지글거리는 소리의 기타를 긁어대며 지르듯이 노래를 한다. 그리고 영어로 노래를 한다.
 

영어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밴드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이다. 지니어스는 다국적 로큰롤 연맹이다. 한국 사람 김일두가 미국 사람 리청목과 스티브와 만났다. 드러머이자 보컬인 리청목은 연주자일 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로서 녹음부터 마스터링까지 밴드의 모든 사운드를 총괄하고 있다. (사실 김일두 솔로 2집의 사운드도 그의 솜씨다.) 그리고 베이시스트이자 보컬인 스티브는 지니어스라는 밴드 이름에 걸맞은 지성과 감성과 외모와 인맥을 겸비한 천상 록 스타로 밴드 사운드의 한 축을 맡음과 더불어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2015년에는 새로운 레이블인 붕가붕가레코드와 계약하면서 보다 활동의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해 내놓았던 세 장의 앨범에 이어 좀 더 숨을 고르고 다음의 앨범을 작업하는 중이다. 그리고 본격적인 결과물을 내놓기에 앞서 6월, 여름의 초입에 세 곡이 실린 EP ‘Lucky Mistake’를 발매했다. 

사진 / 박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