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장 주인은 악마야/주말이 지나갔네

기타 트윈스
우리 농장 주인은 악마야/주말이 지나갔네
  1. 기타송 (intro)
  2. 우리 농장 주인은 악마야
  3. 주말이 지나갔네
  4. 결혼하지마
  5. 결혼하지마(MR)

노예적인 삶과 사랑 속에서 울리는 기분파 소형 앨범

화려하지도 멋지지도 않지만 분명 어처구니 없는 인트로 곡<기타송>은 창조신 ‘기타르(GUITAR)’가 지구와 모든 음계를 창조한 과정을 알려주는 프로그레시브 뮤직 서사 넘버이다. 기타르는 우주에 감도는 고독감을 견디다 못해 모든 존재의 기반이 되는‘도레미’와 그 사이 샵(#)음을 창조하였다. 곡의 말미에 등장하는 원주민의 기타 숭배 사운드는 우리가 기타르가 창조한 우주에서 그저 벌거벗은 원시 존재에 불과함을 말해준다.

이후 “밥을 먹고 싶으면 일을 해라 이놈들아!”라는 이기타의 호쾌한 외침으로 시작하는 곡은 <우리 농장 주인은 악마야>이다. 본래의 제목은 ‘어느 목화밭 소년의 슬픈 사랑 이야기’였으나 모 포크송과 비슷하다는 점 때문에 급히 변경했다. 이 곡은 깜악귀가 붕가붕가레코드의 곰사장을 겨냥하여 만든 것이라는 루머가 있으나 확인된 바는 없다.

<우리 농장 주인은 악마야>와 함께 더블 타이틀 송인 <주말이 지나갔네>는 직장인 경력 5년차인 이기타의 애환을 그린 노래다. 주중에 매일 회사 뒤풀이로 술을 마시고 피곤에 쩔은 채 드디어 주말.... 주말에 친구들과 또 술을 마시고 다시 월요일. 이 시지프스적이면서도 뫼비우스의 고리와 같은 반복은 우리 모두의 삶을 의미하고 있지 않은지. “난 오늘도 술 마시다 보니 또 하루 주말이 지나갔네”라는 가사를 마음으로 음미해보자.

<결혼하지마>는 깜악귀가 이기타의 결혼식에서 축가로 부른 곡이다. 어떻게 보면 친구 결혼식 망치려고 작정하고 만든 노래 같지만 양가 부모와 일가친척들은 의외로 꽤 좋아하는 눈치였다고. 깜악귀가 결혼식 20분 전에 뚝딱 만들었다 하며 나름의 편곡을 덧붙여 본 디지털 음반에 실리게 되었다. 아마 결혼 축가 시장을 공략할 의도가 있었던 모양으로 그 증거로 MR버전도 실려 있다. 청자들이 직접 친구의 결혼식에서 축가로 불러볼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인 것이다. “그녀를 처음 좋아한 건 나였는데 어느새… 결혼하지마!” 용기가 있는 사람은 도전해볼 것.

본 앨범은 2012년 7월 초 오프라인으로 40장 한정 제작되어 판매되었다. 이후의 앨범 제작 계획은 없이 디지털로만 유통된다. 믹스/마스터링은 김형채. 베이스 세션과 원주민 함성으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지정훈이 참여했다. 같은 밴드의 김간지는 <우리 농장 주인은 악마야>의 드럼 프로그래밍에 참여했다. 디자인은 붕가붕가 수석 디자이너인 김기조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