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박, 남자에의 길 - 무지 더웠던 그 어떤 여름날에 있었던 합주의 남자다움.

댐박
안녕하십니까. "아니, 붕가붕가 홈피에 이런게 있었어?" 라고 놀라시는 분들이나, "댐박은 글 쓰는거 그만 뒀을 꺼야. 사실 별로 웃기지도 않았는데 뭘. 역시 김간지님 글이 짱이지. 핰핰!" 하셨던 분들 역시, 모두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희망차고 보람찬 2010년이 밝았습니다. 사실, 2009년이 가기전에 꼭 글을 쓰려고 했었습니다만, 생각치도 못하게 제가 너무나도 옹골차게 바쁜 삶을 사는바람에 글 쓸 여유가 없었어요. 자고로 제 글은 제 병신력과 잉여력이 최고치에 달했을 때 그나마 없는 글빨이 좀 서는데, 전혀 그럴시간이 없었슴미다.ㅇㅇ. 믿어주셈여.

그렇다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새해 목표를 세우며, "이번 해에는 기필코 일반인이 되어볼테야! 사람들과 연락도 할 테야! 여자사람과도 만나볼테야!"하는 의욕으로 가득찬 1월초에 어떻게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되었냐구요? 그건 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 찌질하지만 쿨한(저만 그렇게 생각하더군요. 살다보니...) 감성이 제 잠들어있던 잉여력과 병신력을 깨웠기 때문입니다. 그럼 제 포..포풍!! 포스팅을 읽어주시와요.

그 날은, 2009년 8월의 새들과 매미들이 서로가 질새라 "왱알왱알" 울어대던 어느 더운 여름날, 토요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뭐, 아니면 말구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멤버래봐야 저 포함, 꼴랑 두 명뿐인 제가 속해있는 밴드는 여름을 맞아 <본격하절기헬오브지옥밴드합주>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었습니다만 세상일이 맘먹은 대로 그렇게 쉽게 풀리질 않아서 2주일에 한번씩 합주하고 말았습니다. 합주는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해보자고 생각은 했었습니다만, 그러진 못했구요. 돈 주고 연습실에서 하기엔 돈도 없고, 꼴랑 두명 뿐이라 쪽팔려서, 저흰 야외 합주를 많이 했습니다.

대표적인 장소는, 한강 고수부지였죠. 뭐 커다랗게 거창한 것도 아니었어요. 다 큰 청년 둘이서 끼리끼리 몰려와 돗자리 깔고 꺄르륵 대는 연인들로 넘쳐나는 곳에서 갈대에 가린, 인적 드문 곳에 앉아 노래 부르고 놀았으니까요. 재밌었습니다. 크흑. 어쨌든, 중요한건 그게 아니군요.

그 날의 합주 장소는 한강 고수부지가 아니라, 김포공항 근처 어느 초등학교 였습니다. 왜냐구요? 고속터미널에서 만난 저와, 같이 음악하는 형은 합주장소를 어디로 할까 하는 이야기를 하다가, 9호선 좋대더라, 김포공항까지 20분이면 간대더라 하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헐님.그럼, 김포공항서 할 삘?"
"헐. 그럴삘?"
"ㅇㅋ. ㄱㄱ염"
(필자 주: 실제로 저렇게 말합니다. 현실세계에서도요. 준혁형이 인증해주실꺼임여.ㅇㅇ)

이렇게 김포공항으로 갔습니다. 그 날의 날씨는 정말 미친듯이 더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아마 30도는 족히 넘어갔었을 껍니다. 대략 밑의 짤방과 비슷한 상황이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실 본문과의 연관성은 극히 작긴 하지만 보기만 해도 더워보이는, 우에노 주리가 나온다길래 본 <섬머타임머신 블루스>라는 영화의 한 장면(우에노 주리 짱!! 하악하악).jpg

막상 김포공항에 도착하니, 젬베를 메고 있던 저와(젬베 넣는 가방은 없습니다. 그냥 들고 다녀요. 돈이 없어서 젬베 가방을 못 샀거든요.) 노트북과 기타를 든 "아티스튼데기타도치는형"(이하:아기형)은 금방 지쳐버렸습니다. 인적이 드문 장소를 찾아 합주를 하려 했으나, 꼭 조그마한 정자마다 할머니들이 누워계시더군요.

그래서. 결국 주변을 돌아다니다, 어떤 초등학교 벤치에서 불꽃같은 남자들만의 합주를 한 1시간 하려고 마음 먹었으나 너무 더웠고,(비록 제가 겨울이 없는 나라에서 한 4년간 살아서 여름을 좋아하긴 합니다만, 09년도 여름은 너무 더웠습니다.) 폼은 정말 선동렬 뺨치는 정도의 언더스로 폼을 가진 초딩들이, 우리 앞에서 야구를 하기 시작해서 노래를 부르기가 너무 부끄러워진 제가 노래를 그만두는 바람에 합주는 흐지부지 중단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건 남자답지 못해! 계속 노래를 하란 말이야!"라고 옆에서 재촉하는 아기형의 응원의 힘을 받아 전 조금 약간 더 합주를 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너무 더워서 합주를 그만 둬버렸습니다. 그러고 나니, 왜 내가 김포공항 근처 초등학교에서 뜨거웃 햇빛을 받으며 합주를 해야만했는지 알 것 같더군요.(전 경기도 삽니다)

"김포공항... 아기형 집에서 무척 가깝잖아...."


ps.1. 어쨌든 더워도 땡볕에서, 야구하는 초딩들 앞에서 열심히 합주한 우리는 남자?!! 우와아앙?
 
ps.2. 술에 술탄듯 물에 물탄듯, 경기도민을 고속터미널까지 이동하게 한 후 만나서 김포공항까지 낚아서 끌고간 아기형도 남자? 우와아앙?

ps.3. 어느 더운 여름날, 초딩과의 대화.
"야"
"?"
"저리 가서 해."
--후다다닥
뛰.. 뛰어갈 것까진 없었잖니...? 내가 무서워보였다면 미안.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