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눈뜨고코베인의 2012 판 <파는 물건> (EP, 재발매)

이주호
붕가붕가레코드 대중음악 시리즈 no. 13
시대를 앞서나간 한 괴작의 재림
눈뜨고코베인 "파는 물건" (EP, 2012 재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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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눈뜨고코베인(Nunco Band)

눈뜨고코베인은 깜악귀(보컬/기타) 연리목(건반) 목말라(기타) 슬프니(베이스) 장기하(드럼)의 라인업으로 2002년 결성되었다. 2003년 첫 EP인 《파는 물건》을 발매한 이래 산울림을 위시한 한국 록을 기반으로 다종다양의 음악을 수용한 독자적인 스타일과 더불어 듣는 이의 허를 찌르는 특유의 개그 센스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5년 발매된 1집 《Pop to the People》를 지나 2008년 발매된 2집 《Tales》에 이르러서는 적잖은 시간 동안 멤버 교체 없이 축적되어 온 밴드의 앙상블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사운드와 함께 벽장에 갇힌 아버지와 우주괴물이 등장하는 환상적인 소재가 등장하는 깜악귀 특유의 노랫말을 선보였다.

2009년에 드러머 장기하가 솔로 활동으로 탈퇴하고 파랑이 새로운 멤버로 참여한 이후 한동안 휴식을 가지다 2011년 세 번째 정규음반인 《Murder’s High》가 출시되었다. 1집이 일상적인 측면에서의 상상을 보여주고 2집이 환상성을 강조했다면 3집에서는 이것이 하나로 융화되었다. 이 앨범은 죽음과 죄의식, 그리고 아이러니를 주요 테마로 하는 눈뜨고코베인의 세계가 하나의 순환을 이루었음을 입증한다.

2012년에는 그들의 초기작이며 희귀본이었던 《파는 물건》을 재발매하며 밴드의 과거를 다시 한번 팬들에게 선물하게 된다. 그들의 자체 녹음, 프로듀싱으로 이루어진 이 앨범은 밴드의 초기 에너지를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산물이며 또한 당시 이들이 선도한 한국 인디의 어떤 음악적 흐름을 되짚어볼 수 있게 한다. 

붕가붕가레코드에서는 과거의 기념작을 리믹싱, 리마스터링 뿐 아니라 리디자인을 통해 더욱 개선된 사운드와 세련된 감각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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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파는 물건

Track List
1. 그자식 사랑했네  2. 영국으로 가는 샘이  3. 그대는 냉장고  
4. 누나야  5. 외로운 것이 외로운 거지

눈뜨고코베인은 밴드를 막 결성한 2002년의 어느날 데모를 녹음하기로 결심한다. 몇 달 후에 완성된 이 녹음본은 "데모로만 놓기는 아까워서" 밴드의 자체유통이라는 가장 인디적인 방식으로 '파는 물건'으로 변모한다. 앨범 타이틀인 파는 물건은 이렇듯 본래 팔 생각으로 만든 물건이 아닌데 팔게 되었다는 의미에서 결정되었다고 한다.

각 곡의 연주자는 깜악귀(보컬), 목말라(기타), 슬프니(베이스), 연리목(건반), 장기하(드럼)으로 지금은 솔로 뮤지션이 된 장기하의 당시 드럼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점도 희소하다. 밴드 자체적으로 500장만 발매했던 이 앨범은 곧 절판되어 십년 가까이 인디신에서 전설의 희귀본 취급을 받았다.

수록곡 중 <그자식 사랑했네>는 밴드의 정규 1집에서 레게 버전으로 실리게 되지만 본작에서는 좀더 아기자기한 모던록 스타일이다. ‘그자식을 사랑한 누군가의 애증을 담았다. 곡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동명의 연극이 대학로에서 롱런하고 있기도 하다.

<영국으로 가는 샘이>는 영국으로 어학 연수를 가는 여자친구에 대한 애환을 담고 있다. “나보다 더 영어가 좋아~!”라고 묻는 가사가 치명적이다. 음악적으로는 정통적인 하드록 스타일을 의도하고 있는데 가사와 형식이 주는 조화가 재미있다.

<그대는 냉장고>는 밴드 최초의 자작곡으로 나에게 차갑게 구는 상대에 대한 이미지를 냉장고’, ‘에어컨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누나야>는 의외로 진득하고 환상적인 사이키델릭을 표현한다. 이들이 사뭇 진지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넘버로 상당한 음악적 밀도를 보여준다.

<외로운 것이 외로운 거지>는 밴드 초기의 히트작으로 밴드 자체로 제작한 뮤직비디오가 인터넷에서 소폭 히트하기도 했다. 초기 눈코의 캐치한 가사와 단순명쾌한 음악 성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기도 하다. 히든트랙으로는 밴드의 정규 1집에 첫 곡으로 실리게 되는 말이 통해야 같이 살지가 실려 있으며 이것은 지금은 장기하와 얼굴들로 활동하는 장기하의 작곡이다.

2003년의 이 EP는 눈뜨고코베인이 가장 자유분방하게 밴드 음악에 접근했던 초기의 마인드를 그대로 담은 역사적 기록물이다. 어떤 점에서는 밴드 스스로도 재현 불가능한 그 무엇인가가 들어 있는 것이다. 눈뜨고코베인이 이후에 가지게 되는 심도나 복합성은 아직 보여지지 않지만, 이후에 그들로부터 확산되어 홍대로 점차 확산되는 어떤 인디적인 태도나 마인드는 오히려 가장 순수하게 엿보이기도 한다.

그것은 그들이 선구적인 역할을 한 한국록 스타일과 당시만 해도 찾기 힘들었던 순수한 한국말 가사 뿐만은 아니다. 이들 음악의 행간에는 엄숙함을 거부하는 태도와 음악적 자유분방함, 의외의 진지함. 그리고 당시의 음악에는 꽤나 없었던 어떤 종류의 냉정함이 엿보인다. 《파는 물건》은 이것은 새로운 시대를 예감하는 첫번째 제비와 같았다. 당시에는 아무도 몰랐지만 말이다. "어? 이렇게 추운 계절에 제비가 왜 날아들지?" 그 뒤에는 봄이 도사리고 있었다.

재발매의 디자인은 붕가붕가레코드의 수석 디자이너 김기조가 담당하였으며 리믹싱과 마스터링은 수석 엔지니어인 나잠수가 맡았다. 희귀본이 된 이전 앨범과는 상당히 다른 하이파이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눈뜨고코베인 EP 발매 및 몸과마음 EP 발매 기념 콘서트 '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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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가붕가레코드의 지속가능한 딴따라질 26탄

눈뜨고코베인 + 몸과마음 합동 콘서트 "대만원"
2011.04.01(일) 18:30 @ 상상마당 Live Hall
예매 10,000 / 현매 20,000
출연진: 눈뜨고코베인, 몸과마음
초대손님: 얄개들

예매처 | 온오프믹스 (바로가기)

문의: 이메일 show@bgbg.co.kr
트위터 @BGBGrecord
주관: 붕가붕가레코드 / 주최: 두루두루A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