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조까를로쓰, 냉혹한 불꽃 같은 그를 만나다

준혁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에 관해서 알려진 사실은 그다지 많지 않다. 2000년대 초반, 가장 먼저 그들의 정체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인류학자들이었는데, 그들은 동남아시아의 롸통콤메이족이 다산 기원 의식에 사용하는 북에 그 지역에는 현존하지 않는 '불나방'과 '스타'와 '소시지'의 무늬가 새겨져 있었던 것을 근거로 그들이 환태평양 일대에 걸쳐 토속 음악을 연주했던 집단이라는 설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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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고고학과 사회학, 연금술학 등 여러 분야에서 그들의 정체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학계에서 분분한 논쟁이 펼쳐졌으나, 아무도 뾰족한 답을 내지는 못했다. 그렇게 지지부진하던 중, 2005년 드디어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이 홍대 인근의 클럽에서 공연을 시작했고, 드디어 획기적인 전환을 맞이하나 싶었다. 하지만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의 리더인 조까를로쓰는 "말이 많으면 재미가 없어진다"며 자기와 관련된 모든 주장을 깡그리 부인, 그들의 정체를 알고자 하는 많은 이들의 애간장을 태우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종식시키고자  <일요부천> 신문의 성귀봉 기자는 조까를로쓰의 미니 홈피에 목숨을 건 잠입 취재를 감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계에서 가장 담대하기로 소문난 그조차 결국 그 곳에서 본 사실을 감당하지 못 하고 충격을 받고 알콜 중독자가 되어 버리고 만 이후, 누구도 감히 그들의 정체를 알고자 하는 시도를 하지 못했다.

이처럼 그들이 자신의 정체를 켜켜이 숨기고 상황에서 인터뷰, 그것도 그들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조까를로쓰의 단독 인터뷰라니.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음반 과 공연 홍보를 위해 어떻게든 그의 얘기를 들어야겠다는 붕가붕가레코드가 안면몰수하고 인터뷰를 시도하자 의외로 그는 선선히 인터뷰에 응해 주었다. 다들 그들의 주변만 쑤셔대고 있었을 뿐 정작 그의 얘기를 들어보고자 인터뷰를 요청했던 이는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일설에 의하면 업계에서 '밥도 안 주고 일만 시키는 악마'로 통용되는 곰사장이 음반 계약서 이면지에 숨겨 놓은 "레이블이 시키는 건 무조건 해야한다"는 노예 조항에 의해 인터뷰가 성사되었다는 얘기가 있기도 하다.

어쨌든 인터뷰는 성사되었고, 이에 5월 말 음반 작업의 마무리하고 있던 조까를로쓰를 '쑥고개213스튜디오'에서 만났다. 그는 "인터뷰는 해도 생얼 공개는 힘들다"는 이유로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밀짚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다.


"음반에선 라이브에서 볼 수 없는 것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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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성사한 인터뷰다. 이렇게 만나게 될 수 있을 지 몰랐다.

조까를로쓰(이하 조까) :
그런가. 만나서 반갑다.

단도직입적으로 음반 얘기부터 시작하자. 음반 녹음은 언제부터 어떻게 진행되었나?

조까 : 올해 1월에 예전에 만들어 놓았던 음원을 모아 EP '악어떼'를 냈다. 한정 천장을 찍었는데 꽤 잘 팔린 것 같더라. 그래서 정규 음반을 시작하기로 했고, 3월 중순부터 데모 작업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음반 녹음을 시작한 것은 4월 지나서부터였다. 6월말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5월 말)에는 녹음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

첫 정규 음반이다. 이번 작업에 중점을 둔 것이 무엇인가?

조까 : EP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지금까지 우리 밴드는 간결한 사운드를 추구했다. 통기타, 타악기, 멜로디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공연을 오래 하니까 나도 그렇고 밴드 애들도 그렇고 '이젠 좀 식상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음반에는 라이브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던 것을 시도해 보고 싶었다. 사실 진작부터 마음 속으로는 언제나 생각이 끓어 넘치기도 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하지 못했던 사운드적 효과나 극적 장치 같은 것을 많이 넣었다. 공연 때는 소품이나 퍼포먼스 등으로 표현했던 부분을 음악적인 측면에서 새롭게 보여주고 싶었다.

이러한 시도의 배경에는 그의 음반에 공동 프로듀서이자 엔지니어로 참여한 붕가붕가레코드의 테크니컬 디렉터 나잠 수의 공헌이 깔려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와 <별일 없이 산다>에도 참여한 바 있는 그는 단순히 녹음과 믹싱만 하는 엔지니어가 아니라 조까를로쓰 못지 않은 비중의 프로듀서로서 편곡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 다양한 아이디어로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의 음악적인 측면을 새롭게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잠 수는 상당한 착취를 당했고, 현재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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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풀밴드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인가. 대체 그 전엔 어떻게 음악을 했던 것인가?


조까 :
우리 멤버들은 모두 전문 세션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 기본적인 틀을 정해놓았을 뿐, 그 틀 내에서 각자가 역량에 따라 공연을 해 왔다. 리허설이 연습이었고, 여러 번 공연해본 익숙한 공연장에서는 그냥 리허설 없이 곧바로 무대로 입장하기도 했다. 공연 시간에 도착해서 공연하고 나오는 뭐 그런 적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사운드가 간소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 앨범은 사운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다보니 디테일한 부분이 많이 생겼고, 이젠 틀만 정해놓고는 연주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됐다. 그래서 합주를 시작하게 된 거고, 그 결과 풀밴드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번 작업을 통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처음으로 연주의 라인이 정착된 것. 이전까지 그들의 음악은 어제 들은 게 오늘 들은 것과 달라 물어보면 "내일 와서 들어보라"는 판소리처럼 매번 즉흥적으로 구성된 것이었다.


."무드 조명 때문에 이불에서 연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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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얘기만 하니까 별로 재미 없다. 재미있는 에피소드 같은 건 없나?

조까 :
워낙 합주 자체가 별로 없었고, 현장에서 라이브만 했던 밴드다. 녹음에 익숙할 리가 없지. 우리에게 무대는 연습장에 가까운 것이다. 이를테면 이완 맥그리거가 블루 스크린에서 스타워즈를 찍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달까. 나중에는 어찌저찌  적응했지만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되더라.

그래서 나잠 수가 공연장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 위해 녹음실을 무대 같이 꾸며줬다. 어디서 새빨간 조명도 구해 오고, 사람들이 열광하는 사진도 가져다 붙여 놓겠다고까지 하는 걸 말렸다. 그런데 조명을 설치 해 놓고 녹음을 진행했는데... 갑자기 어디서 타는 냄새가 나고 연기가 나는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평소 나잠 수가 덮고 자던 이불에서 연기가 풀풀 나고 있었다. 수위 아저씨도 깜짝 놀라서 달려오더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아저씨의 너그러운 훈방 조치로 큰 문제는 안 번졌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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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불꽃 같은 사건이었다면, 이미 알다시피 쑥고개스튜디오213이 나잠 수가 사는 오피스텔을 개조한 것이다 보니 밖에 배달부가 오토바이 타고 지나가거나, 복도에 하이힐 신은 여자가 또각거리고 지나가면 그 소리 때문에 녹음이 지연되는 건 일상적인 일이었다. 물론 그 와중에 녹음하면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데 주위의 아무도 항의를 안 한 것은 신기한 일이다.

나잠 수 역시 신기하게 생각한 나머지 대체 주위에 어떤 사람이 살길래 항의가 안 들어오나 싶어 밖으로 나가 보았단다. 그런데 자기 방만 둘러싸고 있는 방들의 불이 모두 꺼져 있었다는 것이다. 낮에 일하고 밤에는 사람이 없는 오피스텔의 혜택이랄까. 더욱이 전기값도 싸다니 금상첨화다.


"타인이 처한 상황을 보고 상상해 낸 것을 노래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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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별로 재미는 없는 것 같다. 음반 얘기라서 그런가. 음악 얘기를 해보자. 가사의 소재와 내용이 특이한데, 이런 모티브는 어디서 오는가?

조까 : 뉴스와 신문을 즐겨 본다. 그런 걸 보고 얻는다. 어릴 때는 티비만 봤다. 또 문학 작품에서도 소재를 얻고, 개인적인 경험에서도 얻는다. 아, 경험 얘기는 좀 위험하다. 빼달라.

그의 노래 중 '원더기예단'은 유리상자에 몸을 접어 넣을 수 있었던 여자에 관한 내용이다. 이 노래가 그의 경험에 근거한 것일까?

조까 :
경험보다는 타인이 처한 어떤 인상적인 상황을 보고 그 상황에 왜 처했을까라는 생각에서부터 가사를 쓰기 시작한다. 앞뒤의 정황을 머릿속에 있는, 다양한 소재와 연결시켜 상상하는 거지. 실제 경험이 한부분이라면 그 외엔 상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영화 포스터를 보고 내용을 상상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게 아니면 후크송이다. 요즘 후크송이 유행이라고 하는데, 난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다. 노래 지을 때 제목부터 정하고, 그 제목을 후렴구에서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소녀 대리운전'. 가사를 쓰기 전에 제목을 미소녀 대리운전으로 하자고 생각하고 시작했다. 그래서 후렴구에 계속 미소녀 대리운전 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후크송을 만든다는 조까를로쓰의 얘기와는 달리 학계에선 그의 노래의 후렴이 구체적인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고 여겨져 왔다. 금석학(金石學) 계통의 학자들은 인왕산 인근에서 발견한 비석의 탁본에서 '조까를로스'의 한문 표기로 보이는 조가락로( 鳥可樂老)라는 인물과 서예가 한호( 韓濩, 1543~1605, 호는 석봉(石峯)) 사이에 교류가 있다는 내용을 발견했다. 이를 근거로 그들은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노래 '석봉아'에서 후렴구에 계속 '석봉아 석봉아'하는 것은 과거의 친구를 그리워 하는 조까를로쓰의 마음을 반영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


"불나방과 스타와 쏘세지는 우주를 구성하는 3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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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이름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가 많다.

조까 :
우리 밴드 이름이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을 패러디 했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  사실이 아니다. 팬들의 제보를 받고서야 그 밴드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들어보니까 실력이 출중하시더라. 아주 가능성 있는 밴드라 할 수 있다.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이라는 이름은 내가 생각하는 우주의 3대 요소인 불나방과 별, 그리고 소세지를 묶어서 지은 것이다.

실제로 라틴 문화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들은 사회주의 혁명 이전 쿠바 지역에서 선글라스를 쓴 일군의 콧수염 남자들이 라틴 음악의 모더니즘을 주창하며 활동하다가 종적을 감췄는데, 이들의 직업적인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밴드가 바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연금술사들에 의하면 불나방과 스타와 쏘세지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3원소로서 이를 적절한 공식에 따라 조합하면 쇠를 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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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이름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얘기가 많다.

조까
: 그리고 멤버 이름. 우리 밴드는 상황에 따라서 멤버가 잠시 바뀔수도 있고, 공연에 못올 수도 있기 때문에 익명성을 지키기 위해 가명을 쓴다. 애초에 가명이 있는 사람을 받거나 내가 지어준다. 나중에 우리 밴드에 있었던 게 혹시 안좋은 이력이 될 수도 있으니까.

조까를로쓰와 김간지는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 활동을 하기 전부터 있었던 이름이다. 후르츠 김의 이름은 과일촌 출신이라 붙여진 것이고, 까르푸 황은 편의점에서 만나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유미는 원래 미미였으나 미미시스터즈와 혼동된다는 이유로 개명하게 되었다.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의 3년을 정리하는 베스트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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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을 요약하면?

조까 : 2005년에 결성한 이래 공연을 오래 해왔기 때문에, 그간의 공연을 정리하는 느낌으로 작업한 음반이다. 반성하는 의미도 있다. 공연을 하면서 재미를 추구하다 보니 어느샌가 재미없는 노랜 안 부르고 있더라. 음악적으로는 괜찮았는데, 자극적인 걸 추구하다 보니 등한시 했던 노래들이 생긴 것이다. 그런 모든 것을 총망라한 음반이다. 공들인 곡으로 13곡이 담겨있다. 뭔가 불나방스타소세지클럽의 ‘베스트 앨범’같은 느낌이랄까. 그간의 생활을 정리하는... 1집인데 말이다.

음반 내고 활동은 어떻게 할 것인가?

조까 : 불투명하다. 사라질지도 모른다. 음악인으로서 보편적이고 고질적인 길을 걷고 싶다. 원래 고질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음반 제목도 <고질적 신파>다. 하지만 안 그럴지도 모르니 귀담아 들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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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조까 : 3년 동안 널널하게 해왔다. 그랬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음악 하면서 이렇게 집중한 건 처음이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본업을 때려 쳐 가면서 딴 짓을 했다. 기대할만한 앨범이 나올 것이다. 많이 사주십쇼. 하하.

붕가붕가레코드의 공장제대형음반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이자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의 첫 정규 음반인 《고질적 신파》는 3년 간의 활동에 대한 기록으로 그간 활동하면서 공연을 통해 선 보였던 노래들을 아울러 총 13곡이 수록되어 있다. 앨범 제목인 《고질적 신파》에는 조까를로스의 신파에 대한 애증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신파의 유치함에 대한 비웃음이자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신파적 정서를 가질 수밖에 없는 스스로에 대한 고찰이 담겨 있다. 6월 22일부터 향뮤직, 퍼플레코드, YES24, 알라딘, 핫트랙스 등의 매장에서 구입 가능. 12000원이다.

인터넷으로 음반 구입 가능한 곳 :
향뮤직
YES24
퍼플레코드
알라딘
인터파크
인터넷 교보문고
리브로

디지털 음원 :
싸이월드
멜론
도시락
뮤직온
벅스
엠넷

매장에서 음반 구입 가능한 곳 :
향뮤직
퍼플레코드
핫트랙스 (입고 예정)
신나라 레코드 (입고 예정)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 공식 커뮤니티 :
sossage.cy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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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취재:
붕가붕가레코드
보람



사용자 삽입 이미지정리:
붕가붕가레코드
곰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