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작의 관찰노트] '수리수리 마하수리' 인터뷰 - 기왕 지구에서 태어난 바에야 즐겁기를

붕작

기왕 지구에서 태어난 바에야 즐겁기를
-수리수리 마하수리 밴드 인터뷰

살면서 숟가락으로 푹 떠서 발 밑으로 던져버리고 싶은 시간이 있다. 사방이 사람이고 관계고 말이고 질투고 허세고 납세고지서 투성이다. 도무지 소중한 거라곤 죄책감과 함께 삼키는 야식과  한 줌의 만화책과 누군가의 대상을 알 수 없는 (하지만 나때문이라고 믿고 싶은) 엷은 웃음 정도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사람은 무심한듯 밀쳐내고, 한 대 쳐버리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상한 친절을 베풀고 집으로 돌아와 이불을 싸맨 채, 우주에서 가장 깊고 어두운 절망과 코를 맞대고 잠들지 못하는 건 슬픈 일이다.

'단순해지기를. 솔직해지기를. 그리고 조금 더 즐겁기를'. 수리수리 마하수리는 말한다. 아니 사실 말한다기보다 그들의 음악이 전한다. 당신이 얼마나 태양처럼 단순하고 흙처럼 솔직하며 바람처럼 즐거운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고. 그렇게 하라고. 그렇게 해도 정말 아무렇지 않다고.

그런 의미에서 이 인터뷰를 줄줄이 읽고 있는 것보다는 그냥 수리수리 마하수리의 음악을 듣거나 그들의 공연을 보러 가는 쪽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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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순서대로)
정현 Junghyun: 목소리, 아코디언, 멜로디언, 대나무 피리
미나 Minarom : 달부카, 리크, 벤디르, 우두, 통박
스비타르 오마르 Sbitar Omar : 목소리, 디주리두, 카림바, 모르창
 
일시 : 2011년 5월 10일 밤 10시
장소 : 모쉬룸숲 파요카 인디아
진행/정리 : 붕작
사진 : 곽원석
번역 : 이주호


"우리가 하는 건 민속음악이 아니라 지구음악이다"

붕작 : 어쩔 수 없다. 가장 평범한 질문에서 인터뷰를 시작할 것이다. 수리수리 마하수리의 뜻은 불교경전인 천수경에 나오는 말로 입에서 지은 업을 깨끗하게 씻어 내는 참된 말이라고 알고 있다. 산스크리트어를 음역한 것이라고......이렇게 중얼중얼 원래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하고 있지만 사실 이번에 처음 알았다.(웃음) 어쨌든, 왜 밴드 이름이 수리수리 마하수리(이하 수리수리)인가.

정현 : 원래 우리 밴드 이름은 다른 것이었다. 미나가 합류하면서 제안했다. 그 전에 있던 이름이 원체 별로여서. 미나가 그쪽으로 머리가 잘 돌아간다. 그 때는 그런 뜻이 있는지 몰랐다. 듣기에 우리나라 말인 것 같기도 하고 다른 나라 말인 것도 같고, 우리 음악 색깔과도 잘 맞아서 그걸로 하기로 했다.

붕작 : 생각보다 깊이 생각해서 나온 건 아닌 것 같다.(웃음)

정현 : 전--혀.

붕작 : 수리수리 음악을 지구음악이라고 부른다. 앨범 이름이 지구음악이기도 하고. 나는 지구음악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지만 소위 월드뮤직이라는 말보다 수리수리와 더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건 내 느낌일 뿐이고 수리수리가 그 말을 쓰는 데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오마르 : 사람들은 보통 ‘월드뮤직’이라고 하면 ‘민족음악(혹은 민속음악?)’ 같은 것을 떠올린다. 그러나 우리에게 ‘월드뮤직’과 ‘민속음악’은 다른 것이다. 우리는 모든 종류의 음악으로부터 영감을 얻으며 단지 민속 음악이 아닌 세계의 다양한 음악들을 연주하길 원한다. <지구음악>은 세계의 모든 음악이 하나로 합쳐진 ‘글로벌’한 음악이고 그것이 우리가 <지구음악>이란 이름을 붙인 이유이다.


"Huh! finally that’s it!"

붕작 : 어떻게 만나서 지구음악을 시작하게 됐나? 지금 하고 있는 게 과정중일 수도 있지만 어떤 지점이기도 하다. 계기랄까 경로, 그런 것들이 궁금하다. 왜 다른 형태가 아니라 이 형태인지에 대한 이유를 묻고 싶다. 그건 멤버 각자의 삶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고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오마르 : 수리수리의 컨셉이라고 하면, 어떤 특정 스타일의 음악적 컨셉이 없는 것이 컨셉이다. 우리 음악은 우리들 각자의 자유로운 표현일 뿐이다. 미나와 정현 그리고 내가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이를 조화시키고자 할 뿐, 어떠한 규칙을 따르려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어떻게 연주하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우리는 단지 마음에서,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우리들 자신을 표현할 연주를 하고 이를 노래로 만든다.

이것이 우리가 이런 음악을 하는 이유이다. 우리에게 어떤 구심점 같은 건 없다. 우리는 그저 악기를 골라서 우리가 연주하고 싶은 대로 연주할 뿐이다. 각각의 곡들은 서로 다른 감정과 영혼과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그것들을 똑같이 만들려고 의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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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 근데 지금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오마르 말대로 이유도 없고, 지금 현 시점에서 물어봐서 이 음악인거지 만약 1-2년 뒤에 물어보면 다른 음악이 될 것 같아서. 나는 악기도 그렇게 생각한다. 오마르나 정현이나 좋아하는 악기도 많고 딱히 전공을 따로 한 것도 아니다. 나는 지금 현재 좋아하는 악기가 중동 타악기니까 그걸 빌어서 이런 소리를 내는데 마침 이 친구들을 만나서 하다보니 이런 음악을 만들어낸 것이지 ‘아 내가 이런 음악을 해야지!’해서 악기를 선택한 건 아니다. 서로가 좋아하는 소리에 맞춰 내가 좋아하는 소리를 어우러지게 하다보니 만들어진 것이다. 특별한 내 의도만으로 된 건 아닌 것 같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다가 여기까지 온 거다.

붕작 : 그러니까 이건 어리석은 질문일 수도 있다. 그건 마치 네가 왜 지금 그 옷을 입고 그 음식을 먹고 있느냐와 비슷한 질문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내 질문은 처음에 대해 묻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 있기까지 어디어디를 거친 궤적같은 게 있을 것 아닌가. 우연인 것도 있고 선택한 부분도 있을테고. 기본적으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을 때  ‘왜 다른 게 아니고 이것’이었는가를 묻는 거다. 

미나 : 그렇다면 할 얘기가 있다. 나는 원래 드럼을 쳤었다. 그때는 한국에서 있는 CD나 라이브를 통해서 음악을 들었기 때문에 베이스 기타, 기타, 드럼, 보컬 아니면 국악 그런 것만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우연히 여행을 갔는데 정말 너무 다양한 음악들이 있고 악기들이 있는 거다. ‘아! 내가 보던 세상이 전부가 아니구나 다른 걸 할 수도 있겠구나, 다른 소리를 만들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닌까 너무 궁금해지는 거다.인도에는  어떤 소리가 있는지 이집트에는 어떤 소리가 있는지. 그렇게 알아가다 보니 좋아하는 악기들이 너무 많이 생기게 된 거다. 그래서 찾다가 찾다가 지금은 중동타악기를 연주하게 된 것이다.

오마르 : 왜 내가 이런 음악과 악기들을 선택했나.. 음.. 글세. 내가 꼬꼬마였던 시절 나는 TV를 통해 기본적인 악기들로는 만들 수 없는 독특한 음악들을 접할 수 있었고 나는 언제나 그러한 음악들을 갈망해 왔다. “저건 무슨 악기일까?”, “저건 무슨 소리지?” 하면서. 그리고 내 고국을 떠나 여행을 다니면서 길거리에서 연주하는 사람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때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도 “아 저게 바로 내가 들었던 그런 소리야”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때 내 속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고, 그런 소리를 낼 수 있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느꼈던 소리들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았고, 결국 그러한 악기들을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 또 그 악기들을 어떻게 연주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내가 한국에 왔을 때도 길거리에서 사람들과 잼을 하곤 했다. 하지만 이전에 느꼈던 그런 감정들을 느끼지 못했고 같이 연주할 만한 사람들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정현과 미나를 만나 함께 연주하면서 “그래 바로 이거야”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나는 이들과 함께 연주하게 되었다.

정현 : 지금 그런 이유를 얘기하자면 너무 많을 것 같다. 내가 하는 악기들이 오래된 악기들이다. 변형은 많이 됐겠지만 옛날부터 써오던 악기들이다. 나는 옛날부터 종교음악같은 것을 좋아했다. 레게음악도 어떻게 보면 종교음악인데...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랄까, 연주하는 사람들이 연주하다가 어디 가질 않나. 정신적으로. 하하! 그리고 이슬람교나 힌두교나 우리나라도 무당이 의식을 할 때 보면은 정신줄을 놓지 않는가. 그런 음악을 하고 싶었다. 내가 잘 보이기 위해서 하는 것보다도 정신줄 놓고 확 가버린 거. 그게 지금 하고 있는 수리수리와 잘 맞는 것 같다.

미나 : 결론은 정신줄을 놓고 싶다는 얘기다.

일동 :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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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 : 그게 재밌는 건데 우리는 서로 이런 얘기를 안한다. “자 이제 수리수리가 무엇이다, 라는 걸 만들어보자”와 같은 말은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냥 모여서 연주를 할 뿐이다. 우리도 수리수리가 뭔지 모른다. 그런 얘기는 안한다. 우리는 그냥 연주하고 그냥 느낀다. 그러니까 그냥 한다. 근데 가끔 인터뷰를 할 때면 "너희는 이러 이러하지 않느냐?“하는 질문도 받는데.. 하하하 우리도 사실 잘 모른다. 우리는 그냥 함께 연주하는 게 좋을 뿐이고 그러면 관객들도 우리가 느끼는 바를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건 그저 순수한 음악이다.


"우리 입이 두 개라거나, 팔이 여섯 개가 아니라서"

붕작 : 지난 어린이날 처음 공연을 봤다. 그때 날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날 무리해서 방방 뛰지는 못했지만 굉장히 신났었다. 기운이 느껴졌다. 정현이 노래를 부를 때 소리가 입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정수리에서 나오는 느낌을 받았다. 정신줄이 나가는 소리인가? (웃음) 오마르가 노래를 부를 때도 가사의 의미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친밀한 느낌이었다. 원형질에 가까운 음악이라고 할까...오마르가 노래를 부를 때 신기했던 게 나는 ‘신명’이란 우리(민족)가 가진 어떤 번역되지 않는 고유의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마르 : 매우 강력한 무언가가 있긴 하다. 이건 음악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고 그건 분위기 같은 것들에서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그저 음악을 연주할 뿐이고 언젠가 사람들도 그런 걸 느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붕작 : 이건 연결된 질문이다. 그런 기운이 수리수리 음악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수리수리는 현장성을 기반한 음악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연주자들이 서로 쨈을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청중과 쨈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기운이 왔다갔다한다고 할까...그렇게 현장성이 강한 음악인데 앨범에서 그것을 구현해낼 수 있는지, 사실 앨범은 그런 현장성보다 웅장함 같은 게 더 느껴지는 쪽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현 : 사실 수리수리 음악의 특징이 공연장에서 연주하는 음악이라기보다 사원에서 연주한다든지, 길에서 한다든지, 잔치할 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 물론 앨범에서 그런 걸 모두 구현해낼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멤버가 셋인데 어쩔 땐 이런 악기를 조금만 더하면 정말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현장에서는 연주자를 더 쓰지 않는 한 표현해 낼 방법이 없는데 앨범에서는 만들고 싶었던 소리를 구현해 내는데 의미가 있었다.

오마르 : 사실 우리도 멤버를 더 구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 마땅한 사람들 못 찾았다.

정현 : 당신 와이프 빼고...

정현, 미나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오마르 : 음.. 그러니까 우리들 셋은 지금으로서도 충분하다. 정현이 핵심 부분을 만들고 미나가 리듬을 만들고 나는 멜로디를 만든다. 그리고 그게 끝이다. 거기에 무언가를 더 얹을 필요가 없다. 사실 우리도 더 많은 목소리가 들어갔으면 좋겠고 더 많은 코러스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우리도 인간인지라 팔이 여섯 개 달렸다거나 입이 두 개가 있는 게 아니지 않나? 그래서 우리는 앨범을 녹음한 거다. 그제서야 “야, 이제 우리가 무언가를 더 넣어볼 수 있겠다”하는 거다.

미나 : 사실 나는 앨범에 대해서 두 가지를 생각했었다. 정말 앨범으로밖에 들을 수 없을 만큼 음악적으로 욕심을 내던가, 아니면 정말 늘 연주하던 때의 느낌을 살려서 사람들을 함께 하는 라이브의 느낌을 살리던가. 누구나 그렇겠지만 우리 음악은 테크닉적으로만 짜자자자잔 해서 보여주는 게 아니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에서 영향을 받는다. 그러면 안 되지만. 항상 잘 해야 되는 게 맞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런 게 중요해서 그러한 요소들이 같이 들어가는 앨범을 만들고 싶기는 했다. 그래서 우리를 좋아하는 한 친구는 그런 요청을 하기도 했다. 정말 라이브에서 느꼈던 그런 느낌들, 신이 담기길 원한다고.



알타이 산맥의 소녀 (A Girl from Altai Mountains) from RECANDPLAY.NET


"마치 달마도를 보듯이, 아무 생각 없이"

붕작 : 사람들이 뭔가를 하는 데에는 글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전달의지가 있는 것 같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말에는 한계가 있지 않나. 설명하려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멀어져가는. 그것이 원형에 가까울수록 설명할 길은 멀어져가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른 매체를 쓰는 게 아닐까. 물론 음악을 하면서 신명이 나고 즐거워서 하는 부분이 있겠지만 이해받고 싶다랄지, 전달하고 싶다랄지 그런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말로 채워지지 않는 걸 전달하기 위해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걸 다시 말로 설명해 달라는 모순적인 요청을 나는 지금 하고 있다. 이해해 달라.(웃음)

오마르 : 좀 개인적인 얘기를 해도 될런지. 밴드 중에는 음악도 음악이지만 거기에 “너희도 이것 좀 해봐”라고 하는 행동주의 같은 철학을 담는 밴드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혹은 나는 그냥 음악 그 자체를 하는 것이고 거기에서 오는 느낌들을 표현할 뿐이지 거기에 너희들도 한 번 이걸 해보라고 하는 메시지 같은 걸 담아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건 아니다. 왜 단지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서 영감을 얻지 못하나, 왜 너희들도 너희들의 음악을 할 수 있고 너희들도 어떤 예술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모르나. 새로운 무언가를 생각해라. 이것이 내가 음악을 할 때 생각하는 것들이다.

그러니까 나는 사람들이 음악 그 자체에서 영감을 느꼈으면 하는 것이다. 거기에 담긴 다른 무언가가 아니라. 음악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 하지 않고, 음악 그 자체를 전하는 것. 그것이 내가 사람들에게 뭘 해라, 이건 옳고, 저건 그르다 같은 말을 하는 대신 내 스스로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는 이유이다.

정현 : 그렇다면 질문이 있다. 오마르는 연주할 때 어떤 생각도 하지 않나?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면 내 생각엔 어느 정도 그 느낌이 청중에게 전달될 것 같은데.

오마르 : 난 내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 생각한다. 내 과거, 경험, 혹은 내가 겪어온 안 좋은 일들..

정현 : 한을 말하는 거 같아. 한이여 한.(웃음)

미나 : 어떤 걸 가지고 음악을 하는지는 모두 다른 것 같다. 나는 원래 포크 음악을 좋아했다. 가사들이 아름답다. 자연을 얘기하고, 소박한 그런 것들. 예쁜 언어로 얘기하지만, 쿡쿡 찌르려는 단어들을 쓰지 않지만 이미 마음이 쿡쿡 찌르는 그런 게 있다. 그러면서 민중가요도 좋아했다. 확실하게 쿡쿡 찔러주지 않나.

붕작 : 그건 찌르려고 만들어졌다.(웃음)

미나 : 그러니까. 팍팍 찔러주고, 반성하라 그러고. 그런데 계속 그런 음악을 듣다보니까 메시지가 너무 강해서 음악은 뒷전인 것 같은 거다. 음악은 반주가 되어버린 느낌? 그게 음악적으로 욕심이 생기다보니, 지금 말하는 음악적인 부분은 테크닉이나 편곡 같은 걸 얘기하는 게 아니고,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 그런 건데, 그 과정에서 가사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우리가 하는 지구음악은 오히려 특정한 언어로 가사가 쓰였을 때 이해를 못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다. 사실 이해를 못해도 상관은 없지만. 만약에 연주만 한다면 그런 게 필요가 없는 거다. 더 큰 바람이 있다면 우리 음악을 들을 때만큼은 아무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다. 생각을 한다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생각을 많이 하다 보면 쓸데없는 생각이 생겨나는 게 사실이다. 그러니까 길 위의 거렁뱅이든, 꼬마애든, 진짜 나쁜 정치가든, 정말 좋은 사람이든 우연히 우리 음악을 듣게 된다면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차분해지던가, 신이 난다든가 그런 퓨어(pure)한 느낌만 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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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 언젠가 달마도를 그리는 분들에 대한 다큐를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마음에 아무 것도 없을 때 붓을 움직인다는 거다. 그러면 보는 사람도 마음으로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그걸 보면서 ‘우와. 저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이미 수리수리를 하고 난 이후인데 왠지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이란 저런 종류의 것이 아닐까라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지는 오마르가 얘기했던 자기 경험같은 것, 누구든 그런 것들이 있겠지만 자기가 안 좋은 경험을 했는데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을 만났을 때 느끼는 위안 같은 게 있다. 동병상련 같은 것. 사람들은 그걸 느끼면서 거기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것 같다. 이 세상에서 나만 그런 게 아니니까. 우리나라의 한이나 집시들도 힘든 인생을 살았는데 그래서 그런 사람들의 음악이 심장을 찌르는 게 있는 것 같다. 아...지금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다. 위스키 때문에. 아! 또 그런 것도 있다. 연주를 할 때 이왕 태어났으면 즐겁게 살다가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묻어나지 않을까.

"그 악기들 이름 외우는데 한참 걸렸다"

붕작 : 수리수리의 음악을 얘기하면서 악기가 빠질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베이스와 기타의 생김새를 구분한지도 얼마 안 됐다. 베이스가 좀 더 길더라.(웃음) 이런 내가 디주리두, 달부카, 모르창...어우...외우는 데만 한참 걸렸다.

미나 : 그래도 이름이라도 알고 있으니 정말...(웃음)

정현 : 이름 아는 사람 만난 게 처음이다.

붕작 : 공부 좀 했다. 모르창은 한글로는 검색도 안 되더라. 구글에 가서 Morchang이라고 대충 찍어서 검색해보니 나왔다. 미나는 달부카를 배우려고 이집트에 갔다는 말을 들었다. 악기의 소리를 듣고 알고 싶어 진 건가?

미나 : 계기가 있다. 원래 수리수리 전에 했던 밴드가 있는데 거기에서 나보고 드럼 외에 모든 소리가 좋다는 거다. 드럼만 치지 말라고.(웃음) 그래서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게 젬베다. 그때는 그것도 없어서 다른 친구들에게 빌려서 치곤 했는데 이건 왠지 아니다 싶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아프리카 인테리어샵에 갔는데 달부카를 본 거다. 소리를 듣는 순간 이건 집시의 소리인 거다. 게다가 마침 돈도 있어서 그냥 샀다. 하지만 샀을 뿐 연주를 못 하니까 어울리게 소리를 만들어나가긴 했지만 리듬을 치다보니 한계에 부딪혔다.

그런데 찾아보니 한국에 연주하는 사람도 없더라. 그렇다면 나는 여행을 좋아하니 ‘아싸 이건 기회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이집트를 간 건데 학교에 다닌다거나 하진 않았고 악기상이나 동네 청년들에게 배웠다. 여행을 하면서 그 나라의 분위기, 정서를 알면 그 음악도 잘 이해할 수 있다. 그 사람들이 만든 것이니까. 잘 하는 사람들 걸 녹음해서 익히고 그걸로도 부족해서 나중엔 유튜브도 찾아보고 하다가 결국 터키에 가서는 선생님을 찾아서 배우게 됐다.

붕작 : 오마르의 모르창은 뭔가. 세계 여러나라에 다른 이름으로 존재하는 고대악기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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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창 Morchang>

미나 : 이 악기가 아시아 지역에 되게 많고 유럽도 많은데 우리나라에만 없다. 신기하게도.

오마르 : 모르창이란 건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다르게 불린다. 모르창, 모르창가, 호무스.. 내가 이 악기들 어떻게 얻게 됐냐면, 내가 한 6살 때 쯤 TV에서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에스키모가 나왔다. 에스키모들이 이 스트링을 입에 물고 있었는데 ‘빼웅-빼웅-빼웅’ 하는 소리가 나더라. 와우! 정말 좋은데? 라고 생각했다. 그 뒤로 다시 그걸 본 적도 없고 그런 소리를 들은 적도 없었는데, 태국을 여행 하다가 어떤 두 남자가 길거리에서 그걸 연주하고 있었다. 그게 뭐냐고 했더니 죠스 하프라고 하더라. 난 바로 그걸 연주해봤고 내 입에 딱 맞았다. 이 악기를 어떻게 구할 수 있냐고 물었는데.. 음.. 근데 이건 좀 긴 얘긴데.. 어쨌든 그게 내가 연주할 수 있는 첫 번째 악기였다. 근데 사실 내가 연주하는 방식은 전통적인 방식은 아니다. 난 좀 모범생은 아니라서 하라는 대로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연주했다. 나는 어떤 규칙 같은 걸 따르는 것 보다 내 마음대로 하는 걸 좋아한다.

정현 : 난 원래 피아노를 쳤는데... 으하하하하하하! 클래식을 전공한. 크크크크.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코디언을 하게 됐다. 아니 아코디언을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크크크크크 으하하하하하하 그래서 그냥 샀다. 제일 작고 싼 걸로. 지금은 그냥 쓰고 있지만 나중에 정말 크고 좋은 걸 살 테다. 으하하하하. 원래 건반을 치면서도 항상 아코디언을 사고 싶어 했었다. 그러다가 맞는 사람들을 만나서 사게 된 거다. 하하하하. 난 원래 악기에 대한 애착 그런 게 별로 없다. 일단 지금 잘 할 수 있는 게 아코디언인 거다. 하고 싶은 게 엄청나게 많아서 별에 별 악기를 다 배웠지만 결국은 잘 하는 걸 계속 해보자라는 결론을 얻었다.

미나 : 나도.

오마르 : 한 마디만 더 해도 될까? 내가 우리나라를 떠났을 때 좀 다른 악기들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런 특이한 악기들을 다른 문화에 소개하고 싶었다. 세상에는 서양 악기만 있는 게 아니고 다른 다양한 악기들도 있고, 그 소리도 엄청 좋다고. 나는 이런 특이한 악기들을 연주하는 걸 좋아한다.


"당신들의 국적은 어디인가"

붕작 : 지난 공연 때, 그게 열린 문래 철강단지를 나는 처음 가본 곳이었는데 그곳에 온 많은 사람들은 마치 고향을 찾듯 자연스럽게 찾아온 것 같았다. 뭔가 타향살이 하는 사람들이 모국의 명절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것 같았다고 할까. 몇몇의 외국인이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한국 사람들이었는데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미나 : 모두 처음이었다.

붕작 : 그 풍경을 보면서 떠오른 게 어떤 작가의 국적 선택에 대한 제안이었다. 그 사람은 프랑스 사람이었는데 사춘기 시절부터 자기가 프랑스인임을 부정하고 후에는 출생지나 선조를 따지지 말고, 자신이 매력을 느끼는 장소를 따져 국적을 정하자고 했다. 그 작가의 제안을 따르자면 당신들의 국적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참고로 나는 태국에 갔을 때 모국을 느꼈다. 난 우리나라의 겨울이 매년 낯설고 무섭고 두렵다.(웃음) 꼭 국적이라기보다 고향이라고 느끼는 곳이 어디인가.

정현 : 옛날에는 나도 한국이 정말 싫었다. 빌딩숲이라거나 사람들에게 치이는 거나. 그런데 언젠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이 바로 여기이니까 여기가 나의 집이다. 그때 이 땅에 대해서 마음을 열었다. 사실 누군가 한국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건 외적인 요소들 때문인 것 같다. 뭐...서울의 시스템이랄지 돌아가는 정황이라거나. 하지만 한국이라는 이 땅, 땅은 사실 아무 것도 잘못한 게 없다. 그래서 내가 마음을 열었을 때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건 인도에 가든, 어디에 가든 ‘여기가 내 집이구나’라고 생각하곤 한다.

오마르 :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한 장소에서 태어나고 각자의 문화를 배운다. 결국 어떤 나라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거기에서 태어난 사람이 어떤가의 문제다. 나는 하나의 지구, 하나의 행성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우리가 태어난 장소는 그냥 장소일 뿐이다. 삶에서 당신이 어떤 것을 원하느냐가 중요하다. 프랑스에서 태어났는데 좀 불공평한 게 있다고 느끼면 다른 곳으로 가서 다른 것들을 배우면 된다. 배우는 데에는 절대 늦는다는 게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미나 : 내 생각에는 이 질문 자체가 지구음악을 하는 우리로서는 별로 명확하게 답을 할 수 없는 종류의 것 같다. 나도 나라별로 좋아하는 문화들이 있지만 어떤 특정한 나라에서 모국을 느껴본 적이 없다. 어디 나라에 갔는데 어떤 음악을 들으면 더 가슴을 때리는 게 있고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땐 ‘으엑, 이건 뭐지?’ 이럴 때가 있기 때문에 뭔가 특정한 나라를 꼽기는 어렵다. 솔직히 말하면 나라는 그냥 다 없어졌으면 좋겠다. 그냥 제일 쉽게 얘길 하자면 길바닥?

붕작 : 결국 지구에서 태어났다는 말이네. 후레쉬맨처럼.


물레나(Moulana) from RECANDPLAY.NET


"여행이란 뭔가"

붕작 : 그래서 말인데 수리수리는 언제라도 이곳이 아닌 저곳으로 갈 수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집시의 냄새가 확 난다. 수리수리에게는 여행이 지금 하는 음악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여행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요새 들어서는 내가 도대체 왜 여행을 자꾸 하려고 드는가를 좀 생각해보고 있다. 당신들의 삶에서 여행이 가진 의미? 왜 우리는 자꾸 여행을 하려고 들까? 를 물어보고 싶다.

정현 : 나는 어디로 여행을 가더라도 ‘여긴 내 집이야’ 라고 느꼈다. 불편하지도 않고. 나는 옛날에 꿈이 여행하면서 연주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지금은 서울을 여행하는 거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는 너무 새롭고 재밌는 거다. 그래서 매일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다.

미나 : 나에게 여행이 뭐냐고 묻는다면 음...글쎄, 사람들은 여행갈 때 보통 ‘가서 쉬어야지...’뭐 이런 게 많은 것 같은데 나는 항상 ‘으악! 이거 정말 보고 싶어!’ ‘으아 이거 정말 배우고싶어!’ 이런 큰 욕구 때문에 나가서... 간단하게 얘기하면 나에게 여행이란 삶을 가장 열심히 사는 순간 같다.

오마르 : 여행이라. 우리는 우리가 사는 곳에서는 매일 똑같은 사람을 만나고 똑같은 일을 하고 하는데 여행이란 나에게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다. 외국으로 여행을 할 수도 있고 단지 가까운 곳을 여행할 수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어 보라. 우리가 집에 있을 때는 버스 기사와 대화를 나눈다든가, 가게 주인과 이야기를 한다든가 하지는 않는다. 항상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고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보라. 우리들의 일상에서도 할 수 있다.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보는 식으로. 그러면 좀 더 자유롭고 편안해지는 걸 느낄 수 있고 매일매일 여행하는 기분일 것이다.


"컵이 필요하면 만들고, 당근이 필요하면 기르고"

붕작 : 인터뷰의 좋은 점은 그런 것 같다. 보통의 경우, 내가 이 사람과 시간을 들여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을 인터뷰를 빙자해 만나자마자 물어볼 수 있다는 거다.(웃음) 모두 음악 외에 어떤 것들을 하나. 살아가기 위해서. 그리고 각자의 삶에서 원하는 삶의 풍경이라거나 장면에 대해서 말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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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 : 내가 원하는 건 물론 수리수리랑 음악을 하는 것이고 수리수리와 함께 해외로도 가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악기들을 다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멋진 뮤지션들과 같이 연주하고 싶고 다른 경험, 다른 스타일의 음악들을 해보고 싶다.

정현 : 나는 음악을 전업으로 하고 있다. 이거 이외에도 윈디시티와 지구잔치라는 밴드와 비빔 덥 트리오, 무용공연에 음악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직접 연주하기도 하고. 아 맞다 김치이펙트라는 솔로프로젝트도 하고 있다.


나중에는 이것저것 만들면서 살고 싶다. 음악을 하면서도 내가 먹는 건 직접 기른다거나. 옷은 미나한테서 얻어 입는다거나.(웃음) 집 짓는 것도 하고 싶고, 아무튼 나중엔 꼭 음악만이 아니더라도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고 싶다.

미나 : 나도 비슷하다. 원래는 음악이라는 것도 생활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사람이 태어나서 의식주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고 예술이란 게 더 잘 살고 싶어서 나온, 같이 가는 것인데 나도 조금씩은 내가 살아가기 위한 것들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싶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그걸 얻기 위해 돈을 벌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를테면 처음엔 이 컵과 당근을 사기 위해 돈을 벌기 시작했을텐데 어느 순간 컵과 당근은 잊고, 일단 돈만 벌게 되는 상황에 처하는 거다.

그렇다면 나는 꼭 돈을 거치지 않아도 내가 만들 수 있다면 컵을 만들고, 야채를 키우는 거다. 만약 내가 스스로 만들거나 기를 수 없는 것이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어떤 것, 가령 연주를 해주고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옷 만드는 걸 배우고 다른 공예도 시도하고 있다. 그래서 나중에는 생활 잡화점도 같이 하고 싶다.


"죄송합니다아- 라면서도 춤을 추는 아저씨처럼"

붕작 : 내가 궁금한 건 다 물어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묻지 않은, 그냥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해도 된다.(웃음)

미나 : 나는 그냥 ‘이거 정말 완전 괴로운데.’ 그런 소리 좀 안하고 자기가 정말 행복한 게 뭔지 좀 더 솔직하게 바라보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스트레스도 안 받고, 거기서 오는 병도 없을 거고, 요즘 일어나는 이상한 일도 안 생길 거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재밌게, 행복하게 다 살았으면 좋겠다. 뭘 하든.

오마르 : 한국에서건 어디에서건, 사람들이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그저 자신들이 하고 싶은 걸 했으면 좋겠다. 무슨 악기를 하고 싶으면, 그게 좀 잘못된 방향일 수 있어도 일단 계속 해라. 누군가는 "아! 싫어! 고만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는 “당신의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렸어요”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뭘 하든 간에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온 것을 하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건 말건 신경 쓰지 말고 좋다고 생각하는 게 옳은 거다.

정현 : 요즘 사람들은 표현을 잘 못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자기 표현을 못해서 병에 걸리는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표현을 하면 훨씬 건강해지지 않을까. 특히 시골에 가면 사람들이 정말 정직하다. 저번에 나는 못 가고 미나와 오마르가 방글라데시 갔을 때 그 나라 설날잔치에 연주를 하고 있는데 거기 사람들이 한국말로 ‘그만해!!그만해!!’라고 외쳤다더라. 으하하하하하하! ‘이런 거 말고 신나는 거 연주해!’ 라고.

또 한번은 우리가 인사동 갤러리에서 연주할 때 이런 일도 있었다. 진짜 춤을 잘 추는 아저씨가 오시더니 그때 우리가 심각한 곡을 연주하고 있는데 옆에서 계속 춤을 추는 거다. 으하하하하. 그랬더니 뒤에 있는 다른 분이 “ 야! 우리 오천원 주고 들어왔는데 너 이제 그만해!!!! 음악 좀 듣자!!‘ 라고 외치니까 그 아저씨는 ’죄송합니다아아-‘라고 몸을 숙이는가 싶더니 다시 또 춤을 추고. 으하하하하- 그런 게 정말 좋다. 연주할 때 마음에 안 들면 ‘그만해!!!’라고 외쳐도 된다. 신나면 같이 해도 되고. 난 우리나라의 추임새가 정말 좋다. 그렇게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해버리는 솔직함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끝>

+ 오마르의 영어받아적기는 절대로 붕작이 혼자 다 했으며 그래서, 그러니까 오류가 절대로 있을 수 있으며, 언어란 것이 뭐 뜻 통하면 되는 거니까 샅샅이 읽어보고 철자나 문법 틀린 데 찾아내는 그런 건 하지 마십시다. 그럴 시간에 나가서 산보를 하십시다. (편집자 주 - 붕작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인터뷰가 너무 길어져서 영어 부분은 삭제했습니다.)

+ 베리 스페셜 땡스 투 세상에서 제일 바쁜 복학생 이주호.

쑥고개청년회 상업음악 시리즈 no. 18

수리수리 마하수리 《지구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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