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작의 관찰노트] 혈관이 쫄깃해진다 - 옥수동 왕순대 인터뷰 1편

붕작

[혈관이 쫄깃해진다 - 옥수동 왕순대 인터뷰 1편]

물리학자 정재승은 아름다움에 대한 뇌의 반응에 대해 “그것이 음악이라면 뇌는 쉴새없이 다음 음의 전개를 예측하면서 짐작이 너무 잘 맞아도 너무 안 맞아도 아름답지 않다고 느낀다.”라고 말한다. 사람에 있어서도 그가 내 짐작에 너무 잘 맞아도 너무 안 맞아도 나는 그를 매력적이라고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옥수동 왕순대는 매력적이다. 내가, 당신이, 우리가 생각하는 옥수동 왕순대는 역시 왕순대! 이면서도 동시에 결코 왕순대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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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인터뷰는 사심의 확장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곤 하는데 사심은 다름 아닌 ‘더 알고 싶다!’라는 마음이다. 혹은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닐 수도 있으니’ 라는 의심이다.

왕순대를 만나기 전 나는 적잖이 긴장했다.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기가 셀 거야! 라는 편견을 뛰어넘기에 나는 한낱 보통의 심장 및 간장을 지닌 사람일 뿐이다. 아니 간장상태는 평균에 못 미치기까지 하다. 약속장소인 까페에 먼저 도착한 나는 허약한 심장과 간장을 추스르며 비주얼부터 엄청난 사람임에 틀림없을 그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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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0년 11월 18일
장소 : 합정역 근처 C 클라우드
진행/정리 : 붕작
사진 및 동영상 : 붕작의 폰카 + 기존자료
특별게스트 및 미션담당 : 너굴실장

* 많지는 않으나 몇몇 거센 소리 및 된소리, 문법에 맞지 않는 표현을 일부러 고치지 않았음을 미리 밝힙니다.


[아직까지도 많은 일들이 술김에 결정되고 있다]

문이 열리고 검은 비니에 스니커즈를 신은 훤칠한 남자가 머뭇거리며 내 앞에 섰다. 허! 푸른 양복에 빨간 넥타이, 흰 고무신이라도 상상하고 있었던 것이냐. 이 한탄스럽게 비루한 상상력이여. 당황한 나머지 인사는 대충하고 쓸데없이 메뉴 고르기에 심혈을 기울인 뒤 느닷없이 본론으로 들어가 버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본인이 직접 제출한 자료사진


잘 생겼다. 어쩌다 붕가붕가레코드에 엮이게 된 것인가. (잘 생겼다고 붕가붕가레코드에 엮이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도. 무의식이란 이렇게 위험하다.)

나PD라는 친구 때문에 하게 되었다. 큐오넷이라는 곳에서 재미삼아 활동하고 있었는데 한 번 앨범으로 내보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나는 거절했었다. 세 차례인가...근데 이 친구 성향이 진골 B형이라 자기가 마음먹을 걸 하고야 마는 스타일인 것이다. 그렇다 해도 미안하다고 그걸 덥석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앨범 내는 게 장난도 아니고. 본업으로 하고 있는 쪽에서도 다른 걸 진행하는데 이것까지 할 수는 없다, 난 복잡한 게 싫다, 한꺼번에 두 가지를 할 수 없는 사람이다, 알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그래도 이렇게 앨범을 내게 됐다.

그렇게 말하는데도 ‘타이밍도 중요하고 반응도 좋으니. 너랑 나랑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를 앨범을 내려고 한 건 아니지만 뭐 어떠냐... 너 손해 볼 거 없고, 나도 좋아하는 음악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으면 좋겠다’ 라고 계속 우기는 거다. 근데 또 생각해보니까 얘가 그렇게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데는 이유가 있을 테고, 친구이기도 하고, 성격을 잘 알기도 해서 뭔가 있겠다..싶어서 술김에 하자고 한 게 이렇게 된 거다.

결국 술김에 한 거네.(웃음) 재미로 했다던 그 때가 언제인가.

2008년 3월이다.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아까 말한 큐오넷이란 곳이 미디쪽 정보공유 사이트인데 거기에 자작곡 공유하는 폴더가 있다. 사실은 키보드 이런 것 좀 알아보려고 우연히 들어갔다가 자작곡란이 있길래 봤는데 옛날에 그 친구(나PD)랑 장난쳐놨던 제목으로 옥수동 왕순대란 이름으로 이미 올라가 있더라. 내 별명이 원래 순대인데 그 친구가 가미시켜서 그렇게 올린 거다. 그걸 듣고 웃겨가지고 전화를 하니까 화들짝 놀라더니 ‘이렇게 된 이상 작업실로 놀러 와라.’ 라고 한 것이 시작이었다.

그 나PD란 분이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성당 다니면서 만났다. 나중에 알았는데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더라. 그땐 그 친구도 얌전하고 나도 얌전하던 때라 서로 존재감이 없었다. 믿기 힘들겠지만.

[이것도 저것도 다 나다]

video : 옥수동 왕순대 - 그냥

노래를 듣다보면 이게 재현이 가능할까 싶다. 보면 추임새도 많고 낄낄대는 게 많아서. 내가 아직 공연을 못 봤다. 

지난번에 앤트러사이트에서 공연을 했었다. 통기타 하나 들고. 엠티 온 것처럼. 일단은 노래를 알리는 것에 있어서 맥만 짚어서 하니까 하게 되더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서 달라질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했다. 사실 달라져도 별 신경 안 쓸 것 같고.

그렇다. 똑같이 부를 수 없다. 추임새나 그런 것을 카피하듯이 하는 게 말이 안 되고. 추임새도 사실 나PD가 웃다가 그걸 살린 거다. 녹음 시간이 1시간이면 40분은 웃는다. 그걸 자기가 소스를 안 죽이고 살린 거고, 그렇게 즐기다가 캐릭터가 형성이 된 것이다.

거의 다 추임새가 많이 있긴 한데 노래가 끝난 뒤에 서로 주고받는 말들이 있다. 나는 목소리 구분을 못 하겠다. 어느 파트가 친구가 한 것인지?

다 나다.

진짜?

여자목소리로 나오는 코러스도 나다.

그걸 어떻게 하나? 음성변조인가?

아니다. 그냥 내가 가성으로 부른 것이다. 대신에 더블링을 치는 것이다.

우우와아-

다들 모른다. 코러스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안다.

나도 당연히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추임새는 솔직히 헛갈렸다. 목소리로 보면 비슷한데 그 내용이 도저히 혼자서는 쳐낼 수 없는 것이어서.

-자다 나온 너굴 실장 등장-

말도 안 된다.

그게 라이브 때는 그렇게 풍성하게 나올 수는 없다. 사실 (앨범 발매는) 공연을 배제하고 얘기가 된 것이었다. 솔직히 기타를 치면서 부르는 것도 힘들다. 트랙을 쌓아놓고 만들어놓은 것이라. 집중을 해도 될까 말까인데. 나름 품바적인 분위기도 연출을 해야 되니까. 고로 ‘절대 공연을 할 수는 없다’ 라고 했었고 그래 일단 앨범이나 내자라고 한 건데 막상 녹음을 마치니 공연에 대한 이야기가 곰사장님을 통해서 나오고 있다. 나도 기대된다. 그게 어떻게 공연에 올려 질 지. 솔직히 공연에 대한 틀을 만들 수가 없다. 잘 알겠지만 어떤 멤버들이 모여서 어떻게 만들지. 음...못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그 추임새가 어떻게 나온 것인가. 대본처럼 써놓고 한 것인가.

즉흥적으로 한 것들이다. 사실 녹음을 스케줄 잡고 한 게 없다. 지나가다가 담배 좀 사주고 가면 안 되냐 해서 담배 던져주고 나, 간다! 하는데 잠깐만 있어봐 커피 좀 마시자. 하고 커피 마시는데 걔가 옥수동 왕순대를 그냥 틀어 놓는다. 커피 먹다 웃다가 또 악기를 든다. 지직 긁어놓고 걔가 또 좋아하고 그러다보면 걔가 녹음을 하고 있고. NG가 없다. 그냥 가는 거다.

‘재밌는 영어공부’는 빠진 건가?

난 잘 모른다. 앨범 발매는 나PD가 다 알아서 한다.

(너굴)정규를 위해서 추려진 것 일 수도.

난 그 노래가 정말 좋았다.

‘재미있는’ 시리즈는 글쎄... 그거 좀 솔직히 미친 놈 같다. 술 먹고 진상피우는 것 같고. 내가 ‘이건 혼사길 막는 노래다. 쓰지 말자.’ 라고 했다. 나의 꿈은 좋은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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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아빠가 꿈인 왕순대 / 출처:왕순대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노래들이 그렇게 혼사길을 열어주는 것도 아니지 않나.

물론이다. 근데 얘는 감동도 없고 재미적인 것만 강하지 않은가.

난 그거 듣고 왕순대에 대한 마음이 열린 사람이다. 되게 추운 날 찌들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그 노래를 듣는데 그 시간대 사람들의 표정이 진짜 안 좋은 가운데서 혼자 웃음을 삼키느라 몸이 부들부들 떨렸을 정도였다. 사무실에서도 노트북에 얼굴 박고 웃었다. 못 견디면 뛰쳐나가야 했다.

그런가... 모르겠다. 웃는 게 좋다. 노인네 같은 얘기지만 얼마 못살면서 무표정으로 지내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굴) 지금 정말 신기하다. 저렇게 많은 얘기를 조리 있게 하는 걸 처음 봤다. 세네번 봤는데 굉장히 얌전하게 있었고 대답도 주로 단답식이었다. 내가 너무 피곤해서 지금 좀 비몽사몽한데 아까 처음 봤을 때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실제로 얘기를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웃음)

혹시 지금 녹음되고 있는 건가

아까부터.

진짜? 이게 어디에 나가나?

너굴: 그럼 인터뷰를 어따 쓰겠나.

붕가붕가 홈페이지에 나간다.

글로 나가는 건가?

그렇다.

아 다행이다.(웃음)

[도저히 안 물어볼 수 없는 당신의 출신]

안 물어볼 수가 없다. 출신이 어딘가.

굉장히 좋은 질문이다. 서울 사람이다.

-잠시 정적-

나는 중학교 3학년때 옥수동에서 통기타를 처음 잡았다는 문구를 보고 중 2때까지 금강 하류지역에 살다가 중 3때 비로소 한강 근처로 올라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울 토박이다. 서울의 정중앙 옥수동에서 태어났다. 외가 쪽이 충청도인데 외할머니와 데이트를 자주 한다. 중고차 하나 뽑은 뒤로는 외할머니께서 기사 부리듯이 하신다. 운전도 쩬틀하게 잘 하니까. 할머니 고향 왔다 갔다 하면서 고향분들 만나면서 얘기를 나누다 보니...근데 나도 충청도에 왔다갔다 하는데 왜 호남권 사투리를 쓰는지 모르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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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정중앙, 옥수동 / 출처:네이버지도

내가 호남 출신이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어설프게 사투리 흉내 내는 걸 못 견뎌 한다. 근데 이 앨범을 들으면서는 ‘이 사람은 리얼이다. 진골 호남이다.’ 라고 생각했었다.

사투리는 좋아한다고 잘 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정기간 해당지역에서 생활을 해야지 가능한 부분이다. 그래서 지방 돌아다니며 일부러 시장을 많이 다녔다. 그 지역에 6-70년씩 사신 분들이 모여 있는 분들이 모여계신 곳. 장 선다 하면 가서 순대국집 들어가서 말을 걸었다.

언제부터인가. 원래 사투리에 대한 관심이 있었는가.

그렇다. 원래 좋아했다. 재미있었다. 우리나라만 그런 건 아니지만 한 나라 안에서 사투리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쓰여진다는 게 난 너무 흥미로웠고 자부심을 느꼈다. 일단 질리지가 않는다. 이 나라가. 부산에 가든 강릉에 가든 언어를 통해 그 지역이 느껴지는 것이다. 내가 태어난 나라가 이런 특색을 가졌다는 게 정말 흥미롭다. 그리고 각 지역마다 정이라는 것은 손에 안 잡히지만 언어는 구분되어진다. 처음 광주에 갔을 때 사람들이 싸우는 줄 알았다. 근데 그게 얘기하는 것이더라. 그렇게 언어로 나를 놀래킨다는 게 매력으로 승화가 된 것이다.

언제부터 그렇게 흥미로웠나.

언어적인 호기심은 적어도 팔도 사투리가 구분될 때부터였지 않겠나.

(너굴)좀 많이 돌아다닐 기회가 있었나?

주업이 선교 사업 쪽인데 지방에 다닐 일이 많다. 음악으로 기도를 하시게끔 도와드리는 일이라서.

(너굴)농담반 진담반 걱정은 그 홀리한 음악을 듣던 분들이 옥수동 왕순대 앨범을 들으면 문화적 충격을 얻을 것 같은데.

그건 내 팔자니까 어쩔 수 없다.

(너굴) 처음 팬덤이 형성된 게 아줌마층이라고 들었다.

나도 노래를 처음 들으면서 든 생각이 ‘우리 아빠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 였다. <촛불 그대>는 내가 어렸을 때 아빠가 부르던 노래와 비슷하다. 어릴 땐 이해가 안 됐다. 음정도 안 맞는 것 같고, 가래 끓는 소리도 나고, 무엇보다 미간을 찌푸리면서 부르는 게 핵심이었는데 나는 그 정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빠는 그게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웃음)

내가 하는 것은 어쩌면 흉내를 내는 것이다. 그 시대를 살던 그분들의 고유의 느낌이 있는데 거기에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다행히 내 보이스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축복받은 것이라 볼 수 있다. 돌아다니면서 연구도 많이 하고. 연구를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연구가 절로 된다. 재밌으니까. 호남쪽 가면 그게 아니고 저게 아니고 이렇게 되는 것을 한마디로 축약하잖나. 지랄하네! 완전 매력 있는 거다. 우리나라 사람들만 느끼고 알아들을 수 있는. 그 시대 아버님 또래들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어떻게 보면 내가 하는 게 실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순정 왕순대 -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렁이를 잡고 울었다]

(너굴)왕순대 노래로 공연을 해본 적 있나

앤트러사이트가 처음이었다. 기타를 들고 친구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줘본 적이 없다.

(너굴)그전에는 공연이라는 경험을 원래의 직업인 홀리한 공연만 했던 것인가. 굉장히 큰 공연이라고 들었는데.

그것 말고 전에도 밴드활동을 하긴 했었다. 학교 다니면서 많은 공연을 했다. 정기연주회나 읍내 가서 상가 홍보 같은 것도 했다. 랜드로바같은 곳에서.(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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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읍 랜드로바 홍보 시절로 추정 / 출처:왕순대

밴드가 랜드로바에서 홍보도 하나?

학교가 여주에 있었는데 거기 상가들이 즐비한 곳에서 가게가 섰다하면 가서 밴드로 연주해서 홍보해주는 거다. 도우미 대신 우릴 쓴 거라고 보면 된다. 실용음악과가 근처에 있으니까 싼 맛에. 우리는 술값이나 벌어야지 라는 생각으로 한 것이고. 여러 가지 일들을 해봤다. 이런 얘기해도 되나? 다단계도 해봤다.

어디까지 가봤나- 다이아몬드?

처음엔 골드마스터를 꿈꾸며 열심히 했다.(웃음) 그런데 내가 그게 안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너 돈 좀 투자해.’라는 말을 못 꺼내는 거다. 그것 때문에 친구 많이 잃었다. 정말 내 인생에서 삭제하고 싶은 시절이고 굳이 안 해도 될 경험을 했다. 거기 가면 이삼십대 우리또래의 청춘들이 돈에 환장해가지고 물불을 안 가리고 덤비고 있다. 야생 짐승들 같다.

거기는 제 발로 갔나?

아니다. 되게 웃기게 간 거다. 별 얘길 다 하네.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1-2년 후에 갑자기 연락을 하길래 기대하고 나갔었다. 그녀를 정말 좋아했으니까. 둘 다 첫사랑이었다. 아! 얘도 드디어 진가를 알아보는구나 싶었다. 그렇게 만났는데 웃는 거다. ‘됐다. 오늘 완전 나이스다.’라고 하고 있는데 원래 술을 안 먹는 친구인데 자꾸 맥주를 마시자고 하는 거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봉투를 꺼내는 거다. 그때까지 내가 굉장히 순수해서 무슨 얘기인지를 잘 못 알아들었다. 자꾸 투자를 하라고 했다. 군대 가도 통장에 돈이 들어가는 시스템이니 자기만 믿으라고. 그 얘기를 듣고 친구에게 물어봤다. ‘미친놈, 다단계잖아. 피라미드라고 안 들어봤어?’ 라고 하는 거다. 나는 정말 몰라서 ‘그거 이집트에 있는 거 아냐?’라고 되물었을 정도다.(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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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왕순대가 알고 있던 유일한 피라미드 / 출처 : 네이버 이미지

그런데 어쨌든 그렇게 발을 들이게 됐고, 돈도 꾸러 다니게 된 거다. 그일이 있기 전에는 그  여자친구에게 선물하려고 가로수 전단지 같은 거 보고 알바 하러 갔다가 봉고차에 실려 강화도에 간 적도 있었다. 강화도 벌판에서 100미터에 한 명씩 떨구고 해당 상품을 팔아오라고 하는 거였다.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울었다. 밭에 있는 누렁이를 잡고 엄청나게 울었다. 그렇게 해서 반지를 그 여자친구에게 사줬는데 그러고 나서 헤어졌다.

저런!

그런데 2년 만에 만나서 한다는 소리가 피라미드를 함께 하자고.(웃음)

[피라미드 그녀가 끌어낸 왕순대의 쏘울]

(너굴) 미션이 하나 있다. 미션이라 말하기엔 웃긴 게 내가 정했다(웃음) 전해들은 게 있는데 축가전문 왕순대라고. 몇 년 치 축가가 예약되어 있다고 들었다. 도저히 상상이 안 되더라. 그래서 오늘의 미션은 옥수동 왕순대의 감미로운 노래를 담아가는 것이다.

왕순대 이미지랑 안 맞을텐데.

(너굴)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싶다. 이게 뭔가- 라는.(웃음)

간지가 정상적인 음악 하지 말랬는데.

(너굴)근데 그 소스를 주신 건 간지님이다.

축가는 하다 보니 꽤 오래 됐다. 내가 성격이 거절을 못 하는 면이 있다. 굉장히 무리가 되는데도 부탁을 해오면 연습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웃음) 결혼식이 굉장히 의미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긴장감을 즐긴 것 같다. 나는 MR을 쓰지 않고 피아노를 치면서 했다.

(너굴) 엇! 피아노가 또 있네~(웃음) 어떤 노래를 부르나

신부 쪽에 물어보고 없으면 내가 좋아하는 걸 한다. 아, 결혼을 앞두고 있나?

(너굴)아니.(웃음)붕작은 결혼한다면 어떤 축가를 불러주면 좋겠나.

글쎄....모르겠다. 축가를 안 좋아 한다. 특히 모르는 사람이 와서 부르는 걸 보면 별로다. 그래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 장례식에서 불러줬으면 하는 노래는 있다. 너굴실장님은?

(너굴)신랑이 불러주는 게 가장 감미롭긴 할 것 같다. 근데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신랑들이 떤다고 한다더라.

뭐, 내 입장은 결혼식장에서 주는 음식이 맛있다는 데에 있다. 다양하게 먹을 수 있고. 내가 입맛이 관대하다. 그리고 사람들 북적대는 게 좋기도 하고.

(너굴)그럼 미래의 신부에게 불러주고 싶은 노래를 들려달라. 방금 첫 여자친구에게 반지 사주려고 그 고생한 얘기를 듣고 이런 요청을 하는 게 좀 그렇지만...

아! 그것 때문에 나온 노래가 있긴 하다.

(폭소)

하도 오래 되서 기억이 날지는 모르겠다. ‘또 한 번의 꿈’이라고. 나PD도 안다. 그때 걔도 감탄했다. ‘어떻게 니 머리빡에서 이런 소울을 끌어냈느냐.’ 하고. 두 분 때문에 기억을 되찾았다.(웃음)



<옥수동 왕순대 인터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