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의 마지막 EP '석연치 않은 결말' 발매

붕가붕가레코드
붕가붕가레코드 대중음악 시리즈: 소형음반 no. 15
착륙할 곳을 찾지 못한 그들의 마지막 쇼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 《석연치 않은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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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파와 열정의 느와르 마초 얼터너티브 라틴 밴드 :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은 나약한 사나이들의 식어버린 청춘과 그로 인한 궁상에 치를 떨던 아티스트 조까를로스(노래, 기타)를 구심점으로 그의 의지에 동의하는 여러 음악인이 모여 있는 정열의 느와르 마초 밴드이다. 2005년 만들어져 여러 번 멤버의 순환을 겪은 끝에 현재는 조까를로스를 비롯 유미(타악기, 드럼), 후르츠김(멜로디언, 건반), 까르푸황(베이스), 김간지(타악기, 드럼,랩)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다.

야매 라틴 혹은 얼터너티브 라틴 음악을 근간으로 하는 그들의 음악은 현재는 “더 이상 라틴 음악이 아닌 것 같다”는 조까를로스의 선언에 의해 변화의 시기에 놓여 있지만, 인생을 관통하는 기승전결 확실한 이야기에 광폭하게 강렬하면서 동시에 처연할 정도로 구슬픈 모순적인 정서는 혼자 사는 여성 자취생을 중심으로 하는 관객층에 어필, 독립음악계에서는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유명해지면 재미없어진다고 생각하는 조까를로스 이하 멤버들의 고질적인 심드렁함 탓에 널리 알려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어쨌든 악어는 죽어서 가죽을, 마초는 죽어서 콧수염을 남기는 것에 깨달음을 얻게 되어 자신도 뭔가를 남겨야 하겠다는 조까를로스의 의지에 의해 독립음반제작사 붕가붕가레코드와 손을 잡고 2009년 1월에 EP 《악어떼》, 같은 해 6월에 첫 정규 음반 《고질적 신파》를 발매했다. 이후 지산 벨리 록 페스티벌, 쌈지 싸운드 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등 각종 대형 페스티벌을 비롯하여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의 방송에 출연하는 등 독특한 세계관과 탄탄한 음악적 완성도로 대중적인 호응을 얻으며 활동을 이어갔다.

그리고, 1집 발매 당시에 ‘고질적 뮤지션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던 계획에 따라 2010년 9월,미니 앨범 《석연치 않은 결말》을 마지막으로 은퇴 절차를 밟게 되었다.

*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 공식 커뮤니티 : sossage.cyworld.com



마초는 죽어 수염을 남기고 불쏘는 죽어 앨범을 남겼다: 《석연치 않은 결말》


Track List

1. 인간대포쇼 2. 마도로스 K의 모험 II 3. 뛰뛰빵빵
Bonus Track. R&B (feat. 한경록 of 크라잉넛, 이주현 of 갤럭시 익스프레스, 권정열 of 10cm, 압둘라 나잠 of 술탄 오브 더 디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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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기까지 오른 영광만큼
초라하게 추락하는 나의 마지막 쇼
하늘만 바라보고 날아왔지만
착륙할 곳을 찾지 못했네” – 인간대포쇼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의 리더 조까를로스는 1집을 발매할 때부터 “이 앨범은 내 마지막 앨범이 될 것이다.”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심지어 ‘고질적 뮤지션의 길’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돈 때문에 다시 재결합하는 계획까지 포함한 은퇴의 시나리오를 밝힌 바 있다. 물론 이 시점에 이 얘기를 믿었던 사람은 별로 없었다. 애초에 인디 계의 강태공으로 일컬어져 왔던 그의 명성을 감안했을 때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지금 여러분의 앞에 놓여 있는 이 음반은 그의 말이 결코 허투루 한 것이 아니었음을 입증한다. 그들의 마지막 음반인 《석연치 않은 결말》이다.

사실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의 존재감은 인디 음악계를 비롯한 한국 대중음악계에서나 유례없는 것이었다. 우주의 3원소를 배합하여 지어졌다는 이름이나 선글라스에 콧수염을 장착한 마초의 외모는 분명 시덥지 않은 싸구려의 느낌을 주지만 그 내용물은 의외의 진중함으로 이에 대해 반박한다. 하지만 그 진중함이 도를 넘어 신파에 도달하는 시점에 어느새 한없이 가벼운 유머로 바뀌며 스스로를 비웃는다. 시덥잖으면 한결 같이 시덥잖아야 하고 진중하면 한결 같이 진중해야 한다는, 슬프면 슬픈 것이고 웃긴 것은 웃긴 것이라는, 그래서 어느 한 쪽으로 딱 잘라 재단이 되어야 한다는 대중적인 정서에서는 ‘착륙할 곳을 찾지 못하는’ 존재가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첫 EP나 정규 음반은 기대 이상의 지지를 얻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들의 은퇴 소식에 나온 몇몇의 아쉬움은 그들의 존재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이 비록 한 줌에 불과하더라도 확실히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석연치 않은 결말》은 그들에게 바치는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의 마지막 쇼이다.

“신나는 모험과 짜릿한 액션의
고독한 한 남자의 대 서사시.
계속되는 모험 이야기는
다음 이 시간에” – 마도로스 K의 모험 II

1집 《고질적 신파》에 수록되어 있던 ‘마도로스 K의 모험’을 기억하는가?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어느 애니메이션의 주제가였던 이 노래의 마지막은 ‘다음 이 시간에’였다. 그리고 《석연치 않은 결말》에 수록된 ‘마도로스 K의 모험 II’는, 그렇다, 바로 그 노래의 후속곡이다.  조까를로스에 의하면 이 음반은 1집의 확장판 격이다. 이전 음반에 수록하고 싶었으나 미처 완성되지 않았던 까닭에 수록하지 못했던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는 것이다.

‘마도로스 K의 모험’에서 주인공에게 당해 바다에 빠뜨려진 남자의 복수극인 ‘마도로스 K의 모험 II’는 물론이거니와, 사람들의 환호에 취해 착륙할 곳을 생각하지 않고 하늘로 날아오른 한 광대의 얘기인 ‘인간 대포 쇼’는 1집에 수록되어 있던 ‘원더기예단’의 정서를 그대로 이어 받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뛰뛰빵빵’은 삶의 길의 한 복판에서 정체되어 있는 누군가의 심정을 토로하며 이전 음반의 ‘미소녀 대리운전’과 연관을 맺는다. 특히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음반의 아트워크를 맡은 조작까에 의해 만들어진 음반의 표지는 정확히 이전 음반의 어떤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 아마 주의 깊은 청자들이라면 이내 찾아낼 수 있을 듯.

“세상이 다 끝날 때까지 가야 하는데 지금 난 멈춰
전진도 유턴도 후진도 유턴도 아무 것도 못 하고 서 있네.
뛰뛰빵빵 제발 비켜줘 내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고도 험해
뛰뛰빵빵 제발 뒤에서 날 재촉하지 마 답답한 건 마찬가지야” – 뛰뛰빵빵

그러나 유머와 신파를 자유자재로 넘나 들었던 1집에 비해 미니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은 좀 더 신파에 가깝다. 조까를로스가 “사실 이 노래 때문에 마지막 음반을 내고 싶었던 것이다.”라고 밝히는 ‘인간대포쇼’는 그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신파의 절정이다. 과연 600만 위에 군림하는 한국 최고의 멜로디언 주자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후르츠김의 솔로에 이어 유례없이 내지르는 조까를로스의 보컬은 눈 앞에 선명한 그림을 그려내며 눈물을 맴돌게 된다.

이처럼 ‘인간대포쇼’의 극적인 신파는 ‘뛰뛰빵빵’에 이르면 보다 절제된 것으로 변화한다. 조까를로스가 뛰뛰빵빵이라는 하나의 단어에서 모티브를 얻어 써냈다는 이 노래는 길의 한 복판에 끼어 있는 상황을 통해 삶의 정체감 혹은 위기감을 능청스레 직유하고 있다. 더불어 조까를로스의 자아 없는 충실한 종으로서 근 1년 동안을 봉사해 온 네 명의 멤버들이 같이 자아내는 연주의 향연은 농담 같았던 ‘얼터너티브 라틴’이라는 음악을 드디어 완성해낸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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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멤버들아 나는 더 이상 인디밴드를 하지 않을 거야
함께 울며 웃으며 연주한 추억을 가슴속에 남길께.” – R&B

반면 앨범의 마지막에 들어있는 보너스 트랙은, 아마 커다란 반전일 것이다. 조까를로스를 비롯하여 인디 음악계의 현재 진행형 전설인 ‘크라잉넛’의 ‘캡틴’ 한경록, 지나가는 곳에는 더 이상 풀도 자라지 않는다는 록 스피릿의 총아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이주현, 요새 인디 씬에서 가장 핫 한 트렌드 세터인 ‘십센치’의 권정열, 그리고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의 소울 메이트인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압둘라 나잠이 조까를로스와 함께 ‘V5’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이 노래에 관해서는,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겠다. 다만 그야말로 정말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 다운 결말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결말이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음반을 들으며 오랜만에 업자의 입장을 떠나 팬의 입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겠지만 붕가붕가레코드의 여덟 소속팀 중에 유독 애정이 가는 것이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이다. 처음 그들을 만났을 때 소심한 듯 대범하게 무대를 종횡무진하다 종국에는 심벌 스탠드를 껴안고 혓바닥으로 핥아대는 조까를로스의 모습을 보고 ‘붕가붕가의 이데아’를 느꼈던 기억도 남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도 이 음반이 이들의 마지막이란 것에 한없이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애초에 정해진 길이라면, 그 길을 따라 갈 수밖에 없다.

물론 기다릴 수는 있겠다. 조까를로스가 ‘고질적 뮤지션의 길’에 밝혔던, 은근슬쩍 나올 솔로 앨범을. 더불어 돈 때문에 뭉칠 재결합 공연을. 하지만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올 앨범으로는 확실히 마지막이다. 이제 작별 인사를. 그 동안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글 / 곰사장 (붕가붕가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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