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작의 관찰노트 예고편 - 깜짝 놀랄 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붕작

깜짝 놀랄 만한 얘기

깜짝 놀랄 만한 얘기를 들려주겠다. 하지만 오늘밤 절대로 두 다리 쭉 뻗고 잠들지 못할 정도로 충격적인 얘기는 아니므로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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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가붕가에는 인턴작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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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나다.

붕작 관찰일기라는 것은 공식적인 인턴기간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겨우 만들어낸 내 코너의 이름이다. 이게 걸릴지 말지도 아직은 모른다.

인턴작가, 뽑히기는 뽑혔던가  

너무 좋아한 나머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중 2 남학생처럼(요새는 초4정도 되려나?) 너무 심사숙고한 나머지 이마를 탁 치도록 훌륭한 이름을 만들기는커녕 아무것도 정하지 못해서 결국 가붕가 (인턴) 관찰노트의 줄임말로 가기로 했다.(관찰일기로 하려다가 ‘너굴의 매니저일기’를 발견하고 급변경) 나의 정체성을 오직 포지션만으로 규정한데다, 조류같기도 하고 붕어같기도 한 제목이므로 다른 더 나은 게 생각나면 냉큼 바꿔버릴 예정이다.

다시 한 번, 붕가붕가에는 인턴작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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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화면1>

지난 6월 붕가붕가의 인턴 모집을 눈여겨봤고, 마음에 담아둔 사람이 있었다면 왜 다른 사람들은 발표가 났는데 작가는 발표가 나지 않았는가, 결국 뽑지 않기로 한 것인가 등등 의문을 가질 법했다. 그러나 홈페이지를 봐도, 그 어디를 봐도 인턴작가의 합격 혹은 존재유무에 신경 쓰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았다. 다행이라면 다행이고, 슬프다면 슬픈 일이다.
 

이게 다 곰사장 탓이다 

그렇다면 나름 경쟁을 뚫고 들어온 붕가붕가의 인턴작가는 왜 아무 것도 쓰지 않았을까.

매니지먼트나 홍보, 디자인 인턴들에게는 이른바 사수가 있다. 사수들이 일도 시키고 가르쳐주는 것도 있는 것으로 안다. 나에게도 (아마) 사수가 있다. 그것은 바로 붕가붕가의 사장이기도 하고 작가이기도 한 곰사장. 나의 (잠정적) 사수 곰사장은 내게 마감날짜를 주지도 않았고 뭔가를 가르쳐주지도 않았다. 나는 마감이 없으면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다. 고로 곰사장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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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화면2>



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곰사장 탓이 아니다. 쳇

나는 비공식적인 인턴 작가 합격 발표 후 약 2주간의 탐색기를 가지고 곰사장에게 메일을 썼다. 요지는 ‘다른 매체에서 다뤘거나 다룰 수 있는 내용의 인터뷰 같은 건 굳이 할 필요가 없다. 서치하면 나올 것을 뭐 하러 또 쓰나. 난 붕가붕가 작가만이 쓸 수 있는 걸 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는 뮤지션들과 친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친분이란 것이 '제가 이번에 뽑힌 인턴작가이지 말입니다.’라고 얘기하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쓸데없이 함께 한 시간이라는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있다. 그러기에 두 달은 너무 짧다. 그래서 나는 친분이 생길 때까지 순수한 팬심을 간직한 채로 백스테이지를 비롯한 뮤지션들의 자리에 사적으로 참석하며 관찰할 수 있는 포지션을 백분 활용한 관찰일기를 쓰겠다. 뮤지션들이나 관계자들이야 일상적인 상황이겠지만 나 같은 사람들(팬들)에게 백스테이지란 정말이지 알고 싶지만 알 수 없는 영역인 것이다. 그걸 쓰겠다. ‘ 였다. 

[지난 토쿠마루 슈고 공연 백스테이지에서 수많은 뮤지션들이 코 앞을 왔다갔다 하는 가운데 나는 가슴이 뛰고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초연한 척, 원래 있었던 사람인 척 하느라 매우 힘들었다. 결국 자는 척을 했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 이제 와서 뭘 어쩌겠다는 건가
 

그런데 나는 뮤지션들의 공연에 많이 갈 수 없었고, 고로 백스테이지고 프론트스테이지고 볼 수가 없었다. 결국

아.무.것.도.하.지.않.은.셈. 

하지만 붕가붕가에 발을 들이기 위해 (찌질해보일만큼) 애쓴 날들이 있었고, 다만 게을렀을 뿐 그 열정이 어디 간 것은 아니므로 이제부터라도 쓰려고 한다.  

기나긴 잠복기를 가지고 인턴기간 막바지에 이렇게 ‘그때 뽑힌 인턴 작가가 바로 나다.’를 커밍아웃 하는 것은 곰사장이 토쿠마루 슈고 인터뷰에 내 이름을 넣어주었고(감격), 곰사장이 갑자기 이런 저런 포스트를 막 써대고 있고(자극) 이렇게 물러날 순 없다!(오기)라는 3단 조합의 산물이다.  

제발 다음 편을 기대해달라 

오늘은 커밍아웃 및 코너 소개의 시간이었다.

다음엔 붕가붕가소속의 패찰을 달고(마법의 검은 아티스트 팔찌를 차고) 다녀온 지산 후기를 올리려 한다. 곰사장 것과는 다르다. 순전히 뒷얘기뿐이다. 붕가붕가 레코드 전속 포토그래퍼 곽원석이 찍은 사진과는 비교도 할 수 없게 후진 내 똑딱이로 찍은 뒷사진들과 함께 할 것이다. 노트를 들고 있을 수도, 녹음을 할 수도 없어서, 공연 중에 내가 나에게 보내는 문자로 기록했다. 결과물이 눈에 그려지지 않는가? 가제는 <지산락페 실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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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화면3>

한편 지난 12일 홍대역 횡단보도 한 가운데서 우연히 만나 악수를 나눈 아침의 보컬 권선욱과의 인터뷰를 구상중이다. 참고로 인터뷰를 할 정도라면 드디어 그 친분이라는 게 생긴 것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아니다. 아직 안 친하다. 앞으로도 잘 모르겠다. 괜히 인터뷰했다가 0.01mm의 얇은 안면인식친분마저 사라질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아직 섭외도 안 들어갔다. 거절당하면 그만인 것이다.  

기대를 현격히 떨어트리는 예고를 하면서 기대하시라는 언어도단의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는 내게 용기를 달라. 촌스런 중2남학생이 고백할 때 오바하는 바로 그 시츄에이션이다. 연민을 가져주시길.  

곧 찾아오겠다.

 

ps. 곰사장은 인턴작가에게 녹음기를 지급하라!

ps. 2. 권선욱은 인턴작가의 인터뷰를 수락하라!

ps. 3. 관리자는 코너이름을 붕.작 말고 붕작으로 바꿔달라!

 

라고 쓰고 약 5일이 지났다. 붕가붕가레코드 홈페이지에 도대체 글을 어떻게 올리는지 몰라서 망설인 시간들이다. 그런데 그 사이 무서운 복병이 나타났다. 불별쏘 고별공연 집중해부 다각적 릴레이 인터뷰가 바로 그것! 내가 본 중 가장 많은 코멘트를 받는 포스트다. 불쏘클. 아직 후르츠와 까르푸도 헷갈리고 있는데 고별이라니, 게다가 하필 내 첫 포스트 앞이라니. 매우 유감스럽다. 하지만 기대된다.

프롬. 프로필 어디서 쓰는지 모르는 붕작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