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굴의 매니저 일기] 아침 정규 음반 발매 D-6

너굴
곰사장이 대표랍시고 거들먹거리면서 다니지만 그래봤자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주말사장일 뿐, 실제로 붕가붕가레코드를 움직이는 건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상근자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너굴 실장은 '붕가붕가레코드의 야전사령관'으로서 아티스트와 팬들이 만나는 현장의 모든 것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아티스트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동고동락하고 있는 그녀의 얘기를 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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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믹싱 작업도 오늘,내일 하고 이제 드디어 지겹게 돌려듣던 4곡짜리 소형음반 아닌 '아침'의 풀랭스 앨범이 나오는가 싶어 뜬금없이 감개무량하고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옛날생각들.

붕가붕가레코드가 제법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많은 수량의 데모 음원이 붕가붕가레코드 사무실로 날아들었다. 와중에는 놀랄만큼 출중한 연주솜씨와 근사한 송라이팅을 자랑하는 주옥같은 음원들도 있었으나, 문제는 붕가붕가레코드라는 배에 너무도 많은 수의 사공이 옹기종기 모여있더라는 사실.

애초에 물길만 고집하는 배가 아닌 관계로 우리끼리 재미있으면 산으로 간들 어떠냐는 심정의 붕가붕가레코드에서 다수의 사공이 내부적으로는 문제될 바 없겠으나 새로운 팀을 영입하는 단계에 이르면 상근자라고는 꼴랑 두명이면서도 십여명에 이르는 관계자로 운영되는, 심지어 만장일치를 원칙으로 하는 회의 시스템에서, 더욱이 간혹 사무실에 어슬렁 거리는 족히 수십명에 이르는 소속 뮤지션들까지 한수씩 거드는 상황에서 살아남는 데모음원이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해보인다.

그렇게도 중구난방한 사공들의 귀를 파고 들어 전원의 동의하에 기적처럼 붕가붕가레코드의 새얼굴이 된 밴드가 있었으니 바로 2009년 O월(몇월이었는지는 까먹었다;)의 '아침'이 그들이다.

신인답지 않은 유려한 송라이팅, 반면에 결성 6개월 이하의 미숙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무대 운영, 그 와중에도 하나 하나 뜯어보면 제법 괜찮은 연주 솜씨와 무엇보다 똘끼 충만한 보컬의 독특한 보이스 및 무대 매너. 데모 음원으로 1차 관문을 통과하고 이어진 붕가붕가시찰단의 방문 점검에서 사뿐하게 합격점을 받아낸 <아침>은(이제와서 고백하지만 본인은 그때 점수 별로 안줬다. 권선욱이 노래 너무 못해서. 미안하다 선욱아. 앞으로 더 잘할께. 그치만 처음부터 노래들은 좋았다)  이후 처음부터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불꽃놀이>와 의외로 무섭게 치고 올라와 결국 타이틀 자리를 거머쥔 <거짓말꽃>을 포함한 4곡이 담긴 수공업 소형 음반을 잽싸게 출시하기에 이른다.

이후 착실하게 회사의 막내 노릇을 하며 붕가붕가레코드의 레이블파티 “지속가능한 딴따라질” 시리즈 및 여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공연으로 스스로를 단련하는 와중에 여기저기 컨테스트에도 기웃거리면서 2009년 쌈싸페 숨은고수를 비롯 지산밸리락페스티발 ‘올해의 루키’로 선정되어 데뷔 갓1년차 밴드가 국내 굴지의 록페스티발 메인 무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한다.

이제 남은건 밴드 멤버들에게  있어 ‘음악적 아버지’와 도 같은 존재인 일본의 ‘포스트록’의 제왕, <TOE>와 언젠가 한 무대에 서고야 말리라는 맹랑한 꿈 뿐이었던 그들은 그마저도 5월22일에 있을 <TOE>의 첫 내한공연에서 이뤄내고야 만다. 심지어                                                                                                                (<- 여기 뭔가 내용 있는데 권선욱에 의해 검열당했음요. 무시무시사전검열) <아침>에게 또다시 가슴두근거리는 목표가 생겼으니, 그것은 2010년 6월 발매되는 대망의 첫 정규 앨범 <HUNCH>가 쪼꼼, 많이 팔려줘서 좋아하는 고기도 먹고,  곰사장님한테도 칭찬 받는 것.

졸업을 앞두고 음악과 병행할 수 있는 투잡을 고민하던중 심히 만만해보이는 붕가붕가레코드 잡무처리반을 지원했다가 바보같이 엄청나게 탁월한 업무처리능력을 발현해 버림으로써 쏟아지는 과업에 헉헉대고 있는 <아침>의 보컬이자 송라이터 권선욱군에게 있어 이번 앨범은 굉장한 의미가 있어요. 망하면 우리는 그를 살살 꼬득여 '음악은 취미로도 충분하지. 너의 진정한 능력을 붕가붕가레코드의 실무파트에서 꽃피워보자'며 일꾼으로 주저앉힐런지도 모르죠. 그러니 부디 재밌게 들어주시고, 널리 전파해주십쇼. 빈말 아니고 이번 앨범, 진짜 좋습니다. 얼마나 좋은지는 곰사장님이 잘 설명해줄꺼예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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